"디지털 광고사기 대두…미디어 데이터 인·검증기구 필요"
미국·일본 등도 제3의 전담 기관 운용…업계서도 필요성에 공감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디지털 광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낮은 신뢰가 디지털 광고산업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미디어 데이터 인·검증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광고홍보학회 '디지털미디어 광고 데이터 품질 제고 방안' 세미나를 통해 한창희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이사는 디지털 광고 데이터 품질 제고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한 이사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광고업계 관계자 12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FGI)를 실시한 결과, 전원이 미디어 데이터 인·검증 전담기구 설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코바코가 관계자 15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7%가 전담기구 필요성을 인정했다.
한 이사는 "국내 광고시장은 글로벌 톱(TOP)10에 진입할 정도로 성장해 왔지만, 디지털미디어의 데이터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것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올해 초 발표에 따르면 온라인 광고 분쟁·상담 조정은 지난해 1만건을 넘어서는 등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문제의 상당 부분은 광고 사기나 불공정 계약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한 이사는 "미디어 광고 데이터 인·검증 기관 설립의 공감대가 높게 형성되는 점을 감안해 디지털 광고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철 이화여대 교수도 "국내 디지털 광고 데이터의 투명성과 신뢰성 제고를 위해 제3의 기관이 개입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미디어 데이터의 주권과 관리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유 교수는 "가짜 노출과 가짜 클릭과 같은 디지털 광고사기와 부적절하고 유해한 콘텐츠에 광고가 게재돼 브랜드 평판을 손상할 수 있는 '브랜드 안전'(Brand Safety)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광고데이터 품질관리를 위해 미국·중국·일본 등 해외국가와 같이 제3의 전담 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MRC'(Media Rating Council), 중국에서는 'CMAC'(China Media Assessment Council), 일본에서는 'JICDAQ'(Japan Joint Industry Committee for Digital Advertising Quality & Qualify)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어진 토론에서 홍지미 인하대 교수는 "광고 사기는 허위 성과지표를 양산해 광고주의 효율적 예산 집행을 방해하고 비용을 발생시켜 결국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유승 중앙대 교수도 "디지털 전환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이 아닌 질적 수준"이라며 "진화된 디지털 전환의 시대에서는 미디어 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모두 데이터와 관련된 영역에서 투명한 관리를 통해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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