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항미원조전쟁 모독" 주장 영상에 中대학 '화들짝'
학교측 "잘못된 주장 바로잡은 것" 해명…항미원조 논란에 민감 반응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한 대학교수가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을 모독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확산하자 해당 대학이 곧바로 진화에 나서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23일 양광망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전날 소셜미디어(SNS)에 "란저우대학의 한 교수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 전쟁에 대해 중국이 '일득구실(一得九失·하나를 얻고 9개를 잃음)'했다고 모독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번진 뒤 해당 교수와 대학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자 란저우대는 이날 "해당 사안을 고도로 중시해 실무팀을 꾸려 검증 작업을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대학 측은 "해당 교수는 항미원조 전쟁을 설명하면서 '인터넷에 항미원조에 대해 일득구실이라는 주장이 떠도는데 이는 분명히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뒷부분을 자른 채 편집해 마치 해당 교수가 말한 것처럼 호도됐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해프닝일 수 있는 사안을 놓고 해당 대학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6·25 전쟁과 항미원조 전쟁에 대한 중국의 성격 규정 때문이다.
중국은 6·25전쟁에 대해 북한의 남침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한반도에서 남북 간에 발생한 내전으로 규정하고, 미군이 38도선을 넘어 북진한 것은 '침략'이자 중국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왔다.
또 자국이 참전한 1950년 10월부터 정전 협정이 체결된 1953년 7월까지를 '항미원조 전쟁'으로 표현하며 중국군이 미군에 맞서 승리했다고 주장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1950년 겨울 미 해병 1사단이 중공군 7개 사단의 포위망을 뚫고 철수한 개마고원 부근 장진호 전투를 '기적'이라고 표현하자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거칠게 반박하며 "항미원조 전쟁은 미군 연대 전체를 섬멸한 중국의 위대한 승리"라고 주장했다.
관영 통신 신화사는 지난 2월에 이어 지난 18일에도 6·25 전쟁은 미국이 도발 또는 발동한 전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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