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우울증갤러리 '차단' 대신 '자율규제 강화' 요구
"차단은 범죄예방에 적합하지 않아…불법 정보는 개별 삭제"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최근 10대들이 극단적 선택을 생중계한 배경으로 지목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 대해 접속 차단은 하지 않고 사업자에 자율규제 강화를 요청했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22일 회의를 열고 극단적 선택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하고 해당 행위를 유도한 우울증 갤러리 게시글에 대해 이같이 의결했다.
앞서 통신자문특별위원회에서도 차단이 필요한 게시물의 양이 많지 않고, 우울증 환자들이 해당 공간에서 위로받는 효과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커뮤니티 자체를 차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을 낸 바 있다.
회의에서 정민영 위원은 "게시판 자체가 범죄 목적으로 개설됐다고 보긴 어렵고 지금 문제 된 게시물이 전체 게시물에 비춰 보면 양적으로 비중이 크지 않아서 게시판 자체를 폐쇄하는 방식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심각한 사건이 있었고 논란이 있었던 만큼 디시인사이드 쪽 사업자에 대해 사후 규제를 강화할 것을 권고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의견을 냈다.
이광복 부위원장은 "디시인사이드에 여러 갤러리가 있는데 극단적 선택을 유도한 글 91건 중 우울증 갤러리에는 5건만 있다. 극단적 선택을 한 청소년이 거기서 활동했다는 것만으로 우울증 갤러리만 차단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사업자가 자율규제 차원에서 미리 관련 글을 삭제하고 차단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허연회 위원도 "운영자가 관련 사고 후에 유해 영상 유포는 차단하겠다고 공지했더라"고 말했다.
윤성옥 위원은 "불법 정보의 양적·질적 부분과 비중, 정보의 목적과 유형, 윤리·법과 사회적 통념에 대한 위해 여부, 글의 정보와 특성·맥락 등에 비춰봤을 때 해당 게시판은 극단적 선택을 유도하기보다는 우울증에 공감하고 위안을 주는 게 주요 목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카페에서 모여서 범죄를 공모한다고 카페를 폐쇄하면 범죄를 예방하는 게 아니다. 또 접속 차단을 하지 않는 게 불법 정보를 방치하는 게 아니다. 불법 정보는 개별적으로 삭제한다"고 강조했다.
황성욱 소위원장은 "법리적으로는 '해당 없음'이지만 국민 민감도와 사회적 이슈를 고려해 '자율규제 강화'로 절충하는 조치를 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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