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농 격차 해소하려다 농촌 부채위험 커져" 전문가들 경고
"이용률 저조한 농촌 인프라 구축, 재정위기 초래할 수 있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농촌 부흥과 도농 격차 해소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농촌 지역의 부채 위험이 커진다는 경고가 나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열린 '칭화 PBCSF 글로벌 금융포럼'에서 중국 학자와 관리들은 비효율적인 농업 부문, 대출 담보 선택지 부족, 농촌 주민들의 도시 노동 선호 등을 고려할 때 중국 당국의 농촌 인프라 구축 정책이 큰 재정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밍산 중난재경정법대 교수는 "투자와 자금 조달 관점에서 농촌 부흥 추진에는 꽤 큰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약한 농업 분야로 인해 투자 위험성이 커지고 대부분 저소득층인 농촌 주민들은 금융상품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농촌 투자에서 벌어지는 최대 격차는 종종 투자비는 많이 들고 혜택은 적은 인프라와 관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농업농촌부 예산재무부의 왕옌 부주임은 농촌 지역의 재산권 거래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대출 담보 선택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 부유'를 외치며 농촌 지역 개발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중국 정부는 농촌 지역에 대한 더 많은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중국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업·농촌 개발과 관련한 대출 잔고는 49조2천500억 위안(약 9천251조원)으로 전년보다 14%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는 자금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local government financing vehicles)로 인해 66조 위안(약 1경2천400조원)까지 부풀었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에 달하며, 2018년(35조 위안)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LGFV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는 공식 데이터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숨겨진 부채'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전 연구원 당궈잉은 농촌 지역에서 민간 투자보다 더 큰 문제는 공공 인프라에 대한 지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농촌 지역이나 농업 프로젝트에 투자한 후 돈을 잃는 개인의 사례가 많지만 농촌 전체 투자와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라 그리 유해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놀라운 것은 우리가 농촌 지역 공공 인프라를 위해 엄청난 돈을 쓰지만 정부는 그 위험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농촌에는 그런 시설들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다. 모두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났다. 그렇기에 이는 큰 낭비이고 정부에 큰 재정 부담이다"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인정된 8개의 군소 정당 중 하나인 중국민주동맹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중국 전역의 마을들이 최근 몇년간 인프라·공공장소 개선을 추진하면서 부채 부담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난성의 경우 2020년 현재 70% 이상의 마을 위원회가 평균 108만위안(약 2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