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총장 "안보리·브레턴우즈 체제 개혁해야"
G7 참석 후 기자회견…"팬데믹·우크라전 따른 충격서 제기능 못해"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제2차 세계대전 후 국제 질서의 정치·경제적 근간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와 브레턴우즈 체제를 '오늘날의 세계 현실'에 맞게 개혁할 때라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APTN에 따르면 일본 히로시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특별 참석한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안보리와 브레턴우즈 기관 모두 개혁해야 할 때"라며 "이는 본질적으로 오늘날 세계 현실에 따라 권력을 재분배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와 브레턴우즈 체제가 1945년의 국제적 권력관계를 반영한 것인 만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안보리는 군사적 조치 등 유엔의 주요 결정을 내리는 핵심 기관으로, 상임이사국은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국이다. 상임이사국 가운데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안보리 결의를 도출할 수 없어 서방과 중국·러시아 대립이 있는 사안에선 공전하는 경우가 잦았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떠받치며 미국에 세계 경제 패권을 쥐여줬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기관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이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 금융 구조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며, 불공정해졌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인 충격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직면한 상황에서, (세계 금융 구조는) 지구적 안전망이라는 핵심 기능 수행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G7 정상회의를 참관하며 개발도상국들 사이에 낡은 제도들을 개혁하거나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저개발국)의 좌절감을 없애기 위한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6%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올해 세계 성장률의 50%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반면 G7의 경제적 영향력은 지난 30년 동안 쪼그라들었다. 7개국이 세계 경제성장률에서 점하는 비율은 1980년 50.7%에서 올해 29.9%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히로시마에서 이뤄진 논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게 될 것"이라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G7 회원국들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흥국 중 일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이번 G7 정상회담 의장국인 일본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등 '글로벌 사우스'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을 '파트너 국가'로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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