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아랍연맹 정상회의서 평화구상 지지 요청
"일부 아랍국 지도자, 러시아 침공 외면" 비판하기도
사우디 왕세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중재 준비 돼 있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를 깜짝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서 자신의 평화구상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대통령으로서 처음 사우디를 방문한 젤렌스키는 이날 제다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 연설에서 "각국 대표단은 10개 항의 평화구상 본문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어로 한 연설에서 "평화를 존중하는 여러분 모두가 평화구상의 이행에 동참해 적대감, 전쟁, 고통, 악을 줄여주기를 바란다"며 "중재자를 통하지 말고 우크리아니와 직접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구상에 포함된 흑해 곡물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아랍연맹 국가들에 곡물 공급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평화구상에는 이 밖에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 모든 병력의 철수, 우크라이나 포로의 전원 석방, 러시아가 점령한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안전 확보 등이 담겼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일부 아랍국가 지도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외면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여기에 있는 여러분 중 일부는 (러시아의) 불법 합병을 외면하고 있다"며 "전쟁을 솔직하게 살펴보라"고 촉구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은 러시아의 침략자들이 우리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인 지 450일째 되는 날"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만큼 무기가 많진 않지만 "진실이 우리 편이기에 강함을 유지하며 점령자들을 우리 땅에서 몰아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또 일부 전쟁 포로의 석방을 도와준 사우디아라비아에 사의를 표하고, 우크라이나 내 무슬림 공동체 보호를 위한 조치를 촉구했다.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이날 정상회의에서 사우디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를 중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폴란드에서 프랑스 정부 전용기를 타고 사우디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아랍연맹 정상회의에는 러시아의 확고한 동맹국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12년 만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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