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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피해 '비극과 참상' 한눈에…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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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피해 '비극과 참상' 한눈에…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피해자 유품·잔혹한 사진 전시…'핵무기 없는 세계' 필요성 전해


(히로시마=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히로시마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자폭탄이 실전 투하된 도시다. 미군은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께 히로시마 상공에서 '리틀보이'를 폭발시켰고, 도시 중심부는 폐허로 변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이 19일 함께 방문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평화기념자료관은 원자폭탄으로 인한 비극과 참상이 고스란히 기록된 전시관이다.
자료관은 원폭이 투하됐을 당시 건물의 일부가 남은 '원폭 돔' 남쪽에 있으며, 본관과 동관으로 구성돼 있다. 1955년 개관 이후 약 7천600만 명이 찾았다.

지난 18일 오전 방문한 자료관에는 관람객이 상당히 많았다. G7 정상회의를 맞아 18일 정오부터 21일까지 일반인 상대로 폐관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그 전에 관람하려는 사람이 몰린 것으로 보였다.
자료관 상설전은 원자폭탄이 폭발하기 전 히로시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당시 히로시마는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도시였다.
입구를 지나치면 원자폭탄 투하 모습을 재현한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다양한 건물과 푸른 나무가 있던 도시가 버섯구름이 일어난 뒤 회색 잿더미로 바뀌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자료관에는 원폭 피해자들의 각종 유품과 폭발 이후 남은 잔해, 다양한 사진과 그림 등이 전시됐다.
이러한 전시물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자료관 한편에 있는 설명문처럼 세계의 사람들에게 핵무기의 공포와 비인도성을 알리고 '노 모어 히로시마'를 호소하는 것이다.
특히 본관은 보호자들이 어린이를 잘 인솔해 달라는 별도의 안내문이 있을 정도로 원자폭탄의 잔혹함을 담은 사진이 적지 않았다.
피폭자들이 남긴 생생한 경험담도 전시돼 있다. 한 피폭자는 "북서쪽 상공을 보니 대단한 연기가 솟아올랐다. 본 적 없는 연기였다"고 했다. 다른 이는 원폭 투하 이후 히로시마를 '지옥'으로 규정했다.

자료관을 대표하는 전시물로 꼽히는 세발자전거는 원자폭탄으로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들도 희생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 자전거의 주인은 피폭 당시 3세였다. 자전거를 타며 놀고 있을 때 원자폭탄이 폭발했고 전신에 화상을 입었다. 그는 애타게 물을 찾았고, 결국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는 자전거, 헬멧을 아이와 함께 정원에 묻었고, 40년이 흐른 뒤 이장하면서 자전거를 꺼냈다. 그때 헬멧에는 아이의 머리뼈 일부가 남아 있었다.
아이의 아버지는 많은 사람이 자전거를 보며 원폭 피해를 떠올릴 수 있도록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전거 옆에 놓인 도시락통과 물통에도 사연이 있다. 이 물품들은 야외에서 작업을 하던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의 시신 아래에서 발견됐다.
이 학생의 어머니는 그날 잡곡밥과 감자볶음을 도시락통에 넣어줬으나, 음식은 모두 검은 덩어리로 변했다.
이외에도 누더기가 된 옷가지, 피폭자들의 고통스러운 기억이 담긴 기록물, 인골이 수북하게 쌓인 사진 등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자료관에는 지난해 12월 별세한 한국인 피폭자 고(故) 곽귀훈 씨에 대한 설명문도 있다. 곽씨는 1944년 징병제가 실시되면서 히로시마 부대에 배속됐고, 복무 중에 피폭을 경험했다.
피폭자는 어디에 있어도 피폭자라는 신념을 품었던 그는 다른 나라로 이주한 피폭자에게도 일본 정부가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끌어냈다.

교도통신은 "핵무기를 보유한 미국, 영국, 프랑스를 포함한 G7 정상이 함께 평화기념자료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자료관 방문을 통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의 참화를 각국 정상과 공유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기운을 북돋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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