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우크라전 러 책임 논의…"피해 등록부 신설해야"(종합)
유럽평의회(CoE) 아이슬란드서 70여년 만에 네번째 정상회의
EU 집행위원장 "정의로운 평화"…젤렌스키 "정의 없이 믿을만한 평화 없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유럽 민주주의·인권 감시기구인 유럽평의회(CoE)의 주요 회원국 정상들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지하고 러시아에 전쟁 책임을 묻기 위해 피해 등록부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AP· AFP 등에 따르면 유럽평의회 주요 회원국 정상들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하르파 콘서트홀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최되는 정상회의 첫날 기조연설에서 이처럼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정의만이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지속될 수 있게 하는 기반"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정의로운 평화를 획득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유럽평의회가 우크라이나 전쟁 범죄를 처벌하고 러시아가 초래하는 막대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전 피해 등록부가 중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정당한 평화가 달성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는 지지받을 것"이라며 "언젠가 전쟁이 끝날 텐데, 한 가지 분명한 점은 푸틴 스타일의 제국주의 승리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평의회가 러시아나 벨라루스의 야당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면서 "두 나라의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미래에 관한 관점을 열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우크라이나전 피해 등록부에 모든 나라가 참여하고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평의회의 개발은행이 우크라이나 정신 건강 센터 건립을 위한 기금을 모아야 하며, 이는 재건 틀 내에서 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피해 등록부는 우크라이나가 겪은 범죄에 책임을 묻기 위해 만들어져야 하는 국제적 계획 중에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화상 연설에서 전쟁 피해 등록부 신설을 환영하며 "정의 없이는 믿을만한 평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러시아의 공격에 관해 "모든 미사일이 격추됐다"고 밝히고 추가 방공 체계와 미사일,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평의회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 수호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기구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창설됐으며 본부는 프랑스에 있다. 회원국 정상회담은 설립 74년 만에 네 번째로, 거의 20년 만이다.
회원국은 27개 EU 회원국 등 총 46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사실상 퇴출당했다.
유럽평의회는 우크라이나에 법적,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창구다.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등록부는 훗날 배상에 대비해서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 등을 기록하는 기구로, 헤이그에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편, 영국과 네덜란드 정상은 정상회의 중 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제공하기 위한 국제 연합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수낵 총리는 또 영불해협 불법 이주로 인한 인도적 재난을 막자고 촉구하고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는 이와 관련한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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