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산운용사 "남미·동유럽 등 신흥국 통화 강세 전망"
MSCI 신흥국 통화지수, 연초 급등락 거쳐 2월말 대비 1.3% 상승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끝났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로 프라이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abrdn 등 대형 자산운용사는 미국 금리정책과 성장률 둔화, 약달러 가능성 등을 바탕으로 일부 신흥국 통화가 선진국 통화보다 강할 것으로 봤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신흥국 통화지수는 올해 초 급등락을 거쳐 2월 말 대비 1.3% 상승했다.
특히 이 기간 콜롬비아(페소·+6.8%), 브라질(헤알·+6.4%), 칠레(페소·+5.36%), 멕시코(페소·+4.27%) 등 남미 통화와 폴란드(즈워티·6.81%), 헝가리(포린트·+4.5%) 등 동유럽 통화의 달러 대비 강세가 두드러졌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흥국들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 분기 연속 완화되면서, 점점 많은 신흥국의 실질 금리가 플러스로 전환하며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특히 남미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며, 브라질·멕시코가 제공하는 실질 이익률이 각각 9.1%와 5%로 제로 금리에 가까운 미국이나 -5.6%인 영국과 대비된다는 것이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는 이러한 배경하에 브라질 헤알화와 멕시코 페소화가 신흥국 화폐 랠리를 선도할 것으로 봤다.
아문디의 에스터 로는 "실질 이익률이 높고 국제수지가 강력한 국가의 통화가 혜택을 볼 것"이라면서 "미국 은행권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 여파가 더 명확해지면 신흥국 통화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brdn의 에드윈 구티에레즈는 "대부분의 경우 이익률이 높은 통화의 움직임이 좋을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의 둔화와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른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들 통화에 대한 전망이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T.로 프라이스의 레너드 콴은 칠레·멕시코 통화 등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고, 피델리티의 폴 그리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신호가 나올 경우 달러가 약해지고 신흥국 통화는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흥국 가운데 남미 이외 지역 통화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인도 루피 등에 대해서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등 일부 통화에 대해서는 부채 문제나 정치·외교적 불안정 등으로 인해 우려가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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