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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수요둔화에 대금 체불 1천288조원…중소기업 압박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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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경제 수요둔화에 대금 체불 1천288조원…중소기업 압박 가중
홍콩매체 "'삼각 부채' 문제 30여년 만에 재부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경제 회복이 국내외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30여년 전 중국 경제를 괴롭혔던 이른바 '삼각 부채'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해외 주문이 줄고 국내 소비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면서 기업들이 하청·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상호·연쇄 대금 체불이 벌어지면서 민간 경제의 주요 축인 중소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행(BOC) 연구소의 지난해 8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중국 전역 대금 체불은 6조7천억위안(약 1천288조원)에 달했으며 이는 중소기업들에 막대한 어려움을 초래했다.
지난 3월 중국 국무원 특별 연구원 야오징위안은 "많은 기업이 지난해 생산한 제품을 팔지 못해 재고가 늘어났다"며 "이로 인해 기업 간 상호 대금 체불이 벌어졌고 결국 소위 삼각 부채를 형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산업 전시 기획자 펑뱌오는 "외국 기업들은 대개 결제 행위가 양호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 주문이 줄어든 것이 대금 체불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앞서 중국은 1990년대 초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삼각 부채 문제가 처음 등장했다"며 1991년 6월 당시 주룽지 부총리는 삼각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500억위안 이상을 여러 고정자산 투자 프로젝트에 주입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기업 간 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생산과 투자가 위축되고 그에 따른 부채와 부실 대출은 성장을 저해하고 금융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소기업에 대한 체불 해결 캠페인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분기 경제 보고서에서 이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중국 경제의 근간인 민간 기업들이 고전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직면한 대금 체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광둥성에서 인쇄 회사를 운영하는 류거 씨는 대금 체불은 지난해보다 더욱 악화했고 올해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직면한 수주 부족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SCMP에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같은 작은 민간 회사의 수익성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은 대금 지급을 늦춰 더 많은 현금을 손에 쥔 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3년 만에 지난 1월 리오프닝(일상 재개)을 하며 경제 회복에 주력하고 있지만 민간 기업의 1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 떨어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MS 위클리'는 지난 3월 저장성 닝보시의 민간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해당 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장기 대금 체불에 따른 유동성 문제이며 수주 부족과 약한 투자 의지가 그 뒤를 이었다고 전했다.
닝보시는 민간 분야가 전체 일자리의 80%에 달하는 420만여명을 고용한다.
응답한 기업의 86%는 대금을 받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으며 36%는 대금 체불이 6개월 이상 이어져 운영에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MS 위클리는 일부 이윤을 내는 기업들조차 협력업체에 대금을 지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쇄 대금 체불인 삼각 부채 문제가 많은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학자 왕둥징은 지난 2월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에는 두 개 층의 부채 사슬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번째 층에서 지방 정부는 은행과 기업에, 기업은 은행에 빚을 지고 있다"며 "두번째 층에서 국영 기업들은 은행과 민간 기업에, 민간 기업들은 상호 간에 빚을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파산할 경우 대량 해고와 은행 위험 증가라는 두 가지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은행보다는 기업, 국영기업보다는 민간기업에 대한 부채 상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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