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1분기 저조한 실적에 매각 '빨간불'…높은 몸값도 발목
1분기 영업익 전망치 전년 대비 82%↓…매각대금 최소 5조원 전망
"산은·해진공 보유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시 매각 더 어려워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지난해까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던 HMM[011200]이 해운업 침체 여파로 올해 1분기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HMM의 실적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최대 지분 보유자인 정부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최소 5조원이 넘는 몸값에 새 주인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오는 15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연합뉴스가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이용해 최근 석달치 증권업계 전망을 분석한 결과, HMM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천443억원, 영업이익 5천498억원을 거둔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분기 실적(매출 4조9천187억원·영업이익 3조1천486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 나고, 영업이익은 82%가량 감소한 셈이다.
HMM은 지난해 3조원을 넘나드는 분기별 영업이익을 내며 매출 18조5천868억원, 영업이익 9조9천455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바 있다.
또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률 1위(53.5%)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 호황 종료 등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운임 하락이 해운업 침체로 이어지면서 HMM의 최대 실적 행진을 가로막은 모양새다.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2일 983.41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날(4천147.83)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들면서 HMM 매각의 성공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HMM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지분 20.69%, 19.96%를 보유한 공적자금 투입기업이다. 두 기관은 최근 삼성증권을 매각 자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정부가 20년 넘게 끌어온 대우조선해양[042660]의 매각을 올해 초 마무리하는 등 공적자금 투입기업들의 매각을 빠르게 밀어붙이는 것을 고려하면 HMM도 올해 내 새 주인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해운업황 침체도 정부의 HMM 매각 추진 발걸음을 빠르게 하고 있다
다만 높은 몸값은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의 지분 가치는 약 4조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HMM의 매각대금은 5조원대까지 치솟을 것이 유력하다.
여기에다 두 기관인 보유한 2조7천억원가량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이들의 보유지분은 71.7%까지 올라가 매각 절차는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HMM의 몸값이 최대 10조원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포스코 등 한때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기업들이 "인수에 관심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HMM은 막대한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과거 자신의 사업부였던 현대LNG해운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HMM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조9천800억원이다. 하지만 증권가는 HMM의 현금성 자산을 14조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삼성증권 김영호 연구원은 "이미 치솟은 몸값만으로도 적절한 원매자 후보군을 선정하기 힘든데 CB와 BW 잔여분이 매각 절차에 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잔여 CB의 주식 전환율이 매각 성사 여부를 가를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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