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관식 날 13시간 구금된 왕실 팬…경찰, 시위대로 오인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찰스 3세 대관식 날 경찰이 한 왕실 팬을 시위대로 착각해 수갑을 채우고 13시간 잡아둔 일이 벌어졌다.
건축 설계사인 앨리스 체임버스(36)씨는 6일(현지시간) 대관식 날 찰스 3세 국왕을 환영하러 버킹엄궁 앞 도로 '더 몰'에 나왔다가 느닷없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BBC 등이 전했다.
경찰은 체임버스씨가 과격 환경 단체인 '저스트 스톱 오일' 소속 시위대인 줄 알고 끌고 갔다.
그는 몇 시간 동안 수갑을 찬 채 경찰 밴 뒷자리에 갇혀 있었고 경찰서에 가서는 지문을 찍고 심문받았다.
그는 "대관식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쳤다"며 "연락처를 주고 신분증을 보여주는 등 시위대가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이 심문하며 '더 몰'에서 뭘 하고 있었냐고 물어서 다 설명했더니 그제야 그들은 충격에 빠져서 서로 쳐다봤다"고 말했다.
체임버스씨는 결국 대관식은 보지 못하고 경찰서에서 하루를 보냈다. 그는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런던 경찰 대변인은 "체임버스씨를 체포한 경찰은 링컨셔에서 파견을 왔으며, 민원은 관련된 곳으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대관식 날 경찰의 대응을 두고 과잉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런던 경찰은 군주제 반대 단체 '리퍼블릭'과 사전 조율을 했으면서도 대관식 날 아침에 대표 등 6명을 체포했다가 비판받고 결국 유감을 표했다.
경찰은 이날 64명을 체포했으며 이 중 52명은 행사를 방해할 우려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4명이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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