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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책 모색…합의까지는 '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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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응책 모색…합의까지는 '험난'
정상회의서 中에 징벌적 관세·광물의존 줄이기 등 논의할듯
美·日·獨 강경, 佛 유화적…"디커플링 아닌 디리스킹 차원"
中 "불법 제재 등에 결연히 반대"…보복 조치 가능성도 내비쳐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선 미국 등 서방의 대응책 마련 여부가 핫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달 19∼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와 관련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경제적 강압은 미국이 중국의 경제적 관행을 비판할 때 주로 쓰는 표현이다. 주로 중국이 자국의 경제적 역량을 활용해 무역 상대국에 보복 행위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실제 중국은 2010년 일본과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등을 놓고 정치·군사·외교적 갈등이 빚어지자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보복했다.
2017년에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다툼이 생긴 한국에 중국인의 관광을 차단하는 등 경제·외교·안보적 압박을 가했다.
또 호주에 대해서도 유사한 이유로 와인·석탄 등 수입을 금지하고 외교 관계를 장기간 경색시킨 바 있다.
지난해에는 리투아니아가 대만에 대표 사무소를 설치하자 중국은 리투아니아 상품을 보이콧하는 보복을 했다.

◇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서 中 경제적 압박 대응책 모색
미국을 중심으로 G7 내에서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앞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도 "경제적 강압과 외국 기업과 관련된 불투명한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경제적 영향력의 유해한 활용에 대해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반대를 표명하며,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 입장국들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가 명시됐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해 G7의 일치된 대응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본도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G7 정상회의에 앞서 열린 G7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11일 일본 니가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G7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서 대응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에선 의회가 앞장서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미국 여야 의원들은 국가 안보와 공급망 문제를 이유로 미국 기업·개인의 중국 투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대통령 행정명령을 촉구하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미국만의 독자적 대응책보다는 G7의 합의된 방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25∼26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서도 중국의 경제적 강압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G7 의장국인 일본 역시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선 대응책 마련에 적극적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1일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내에선 중국의 경제 제재 표적이 된 회원국에 중국 상대로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미 의회도 그와 유사한 권한을 대통령에게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강력한 압박과 보복을 받는 국가에 대해 미국이 국가채무 보증을 제공하거나, 미국 투자자들의 지원을 유도하는 '정치적 위험보험' 제공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리튬·희토류를 포함한 주요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징벌적 관세 부과는 중국의 상대 국가도 자국 소비자와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고, 중국을 배제한 주요 광물 공급망 마련도 쉽지 않으며, 국가채무 보증 방안 등도 미국에 큰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합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 G7 내 서로 다른 셈법…일치된 대응 쉽지 않아
EU 회원국이자 G7 회원국인 독일과 프랑스의 대(對)중국 입장도 외견상 달라 보인다.
실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5∼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해 '대만 거리두기' 발언과 친중 발언으로 비치는 언급을 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자 독일의 안나레나 배어복 외무장관은 같은 달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독일과 중국 간 제6차 외교안보전략대화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대만을 통제하려는 중국의 어떠한 시도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유럽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프랑스와 확실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히로시마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의 친강 외교부장이 이번 주 독일에 이어 프랑스를 방문한 가운데 배어복 외무장관이 이례적으로 10일 파리를 찾아 프랑스 국무회의에 참석, 양국의 대중국 입장을 조율했다는 점이다.

같은 날 배어복 장관은 카트린 콜로나 프랑스 외교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산업망에서 배제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아닌 위험을 줄이는 디리스킹(de-risking) 하자는 것이 독일·프랑스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어복 장관은 독일은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중국과 함께 일하고 싶지만,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순진해 빠진 일"이라고 강조해 관심을 끌었다.
G7 내에선 중국이 하는 것처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위반하면서 중국에 보복 조치를 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미국·일본 등이 강경 조치를 요구하는 반면 프랑스 등은 다소 유화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글로벌 연착륙'을 요구하는 분위기도 주요 변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로 세계적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강한 반발을 부를 게 뻔한 G7의 강경한 대응이 경기 침체를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다.
백악관과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미 연방정부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가운데 미 정부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미국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차입비용 증가 가능성을 포함해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의 줄리 코잭 대변인은 11일 미국의 부채 문제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中 강경 대응 가능성…"서방이 국제규칙 위반"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중국의 경제적 강압이 국제규범을 어긴 것이어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는 G7을 겨냥해 "국제규칙을 위반하고 파괴한 것은 바로 그들"이라면서 "G7이 말하는 국제규칙은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으로 선을 긋는 서방의 규칙"이라고 맞받았다.
왕 대변인은 지난 8일 "중·러 협력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불법 제재나 '확대 관할(일국의 법률 적용 범위를 나라 밖까지 확대하는 것)'을 하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보복성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kji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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