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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행 패소'에 美 정치권 표심 어디로?…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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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행 패소'에 美 정치권 표심 어디로?…의견 분분
"여성 유권자 이탈 요인…대선 후보로 부적격" 목소리
"콘크리트 지지층엔 영향 없을 것" 분석에 "항소심 지켜봐야" 유보론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여년 전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판단한 배심원 평결이 나오면서 내년 미 대선 구도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소는 그 자체로 그에게 나쁜 소식임이 분명하지만, 지난달 이와 별개인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것이 오히려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 결과의 영향을 바라보는 미 정치권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진 분위기다.
CNN 방송은 배심원단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소를 만장일치로 결정한 것은 여성을 포함한 핵심 유권자의 지지를 한층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재판을 계기로 트럼프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 유권자의 뇌리에 남게 된 만큼, 그가 과연 본선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후보인지에 대해 의문이 지속해서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돈 베이컨(공화·네브래스카) 하원 의원은 CNN에 "그는 (지지율이) 내려갈 것이고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며 "그는 상·하원 선거마저 지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BBC 방송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폭력 손해배상 사건 패소 소식을 전하고, 이는 그에게 다가올 정치적·법적 타격의 전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유의 자신만만한 이미지로 비도시 지역 여성 유권자의 표를 많이 받았는데, 이번 사건으로 기존 여성 지지층이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소송 결과가 공화당 경선 선두 주자로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지를 단기간에 위협할 근거는 희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대선 후보로서 부적합하다고 여기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점점 힘을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빌 캐시디(공화·루이지애나) 상원의원은 이번 평결의 영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어떻게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대형 악재'를 '호재'로 활용하는 재주가 뛰어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전략이 변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성관계 입막음 의혹에 대한 법원의 기소인부절차가 끝나자마자 "미국에서 여태 본 적이 없는 규모의 엄청난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층 결집을 도모했다.
그는 자신을 기소한 검사장이나 재판부에 대해 각각 '급진 좌파 검사', '트럼프를 혐오하는 판사'라고 여론몰이하며 자신에 대한 재판에 정치공작이라는 프레임을 씌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지지층 결집 전략은 현재까지는 잘 통하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 방송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 응답자의 51%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고, 2024 대선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도 응답자 36%가 그를 지지해 바이든 대통령(32%)을 앞섰다.
존 코닌(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평결 영향을 묻는 기자들에게 "트럼프 지지자는 트럼프를 계속 택할 것이고,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계속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은 아무 영향도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공화당 유력 대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보수 지지층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이번 평결 결과에 대한 논평을 내지 않고 있다.
이번 결정이 내년 11월 예정된 대선까지 미국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며, 결국 항소심 결과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평결 발표 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조니 언스트(공화·아이오와) 상원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항소 뜻을 밝힌 만큼 뭔가가 더 있을 것"이라며 "항소심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에서 유명 패션 칼럼니스트 출신 E. 진 캐럴이 제기한 성폭행 의혹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했다.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럴을 성추행했고, 혐의를 부인하는 과정에서 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하면서 총 500만달러(약 66억2천만원)의 피해보상과 징벌적 배상을 명령하는 평결을 내놨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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