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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에 방산·태양광 호실적…입지 굳히는 한화 김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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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인수에 방산·태양광 호실적…입지 굳히는 한화 김동관
'한국판 록히드마틴' 탄생 임박…사업 재편 퍼즐도 완성 단계
그룹 승계 시계 빨라지나…대우조선 경영 정상화 등 과제도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면서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대를 이어 추진하는 그룹 사업 재편의 퍼즐도 완성돼 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한화 미래 사업인 방산과 신재생에너지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며 그룹 내 입지를 더 탄탄히 구축해 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재계 6위 롯데와 격차 좁혀…사업 재편 일단락
1일 재계에 따르면 재계 순위 7위(자산총액 83조280억원)인 한화는 대우조선(자산총액 12조3천420억원)을 인수하며 재계 8위인 GS(81조8천360억원)와의 격차를 더 벌리게 됐다. 6위 롯데(129조6천570억원)와의 격차도 좁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와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시정조치 부과 조건으로 승인하고, 한화도 이를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화는 앞서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한화 측의 대금 분납 요청을 산업은행이 받아들이지 않으며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아버지 김 회장이 이루지 못했던 대우조선 인수의 꿈을 15년 만에 아들인 김 부회장이 성사시키며 '한국판 록히드마틴' 탄생이라는 숙원 사업도 성사가 임박했다.
대우조선에 이어 조만간 HSD엔진까지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김 부회장의 사업 재편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한화는 그룹 내 계열사 3곳에 분산됐던 방산 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로 통합한 데 이어 태양광 사업 강화를 위해 한화솔루션[009830] 내 비(非)태양광 사업 부문을 분할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왔다.

◇ 김동관, 미래사업 육성 주력…방산·태양광 호실적
이중 한화의 미래 먹거리인 방산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김 부회장이 총괄하고 있다.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한 김 부회장은 한화솔라원 기획실장, 한화큐셀 영업실장, 한화솔루션·㈜한화 전략부문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페이스허브팀장 등을 두루 거쳤다.
김 부회장은 특히 인수·합병(M&A)에 관여하며 미래 사업을 발굴·육성해왔다.
2012년 파산기업이던 독일의 큐셀(한화큐셀) 인수를 주도한 것도 당시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이던 김 부회장이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프랑스 재생에너지 전문 개발업체 RES프랑스 지분 100%를 약 9천843억원에 인수하고, 미국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2곳을 운영 중인 노르웨이 상장사 REC실리콘 지분 21.34%도 확보했다.
태양광 사업은 7∼8년가량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뚝심 있게 추진해 온 덕에 최근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수혜를 보게 됐다.
한화큐셀은 2024년까지 총 3조2천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짓기로 하는 등 태양광 사업에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솔라 허브'가 가동되면 IRA가 시행되는 10년 동안 한화큐셀은 약 8조원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다.



한화는 지난해 폴란드와 K9 자주포와 한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 등 8조원이 넘는 수출 계약을 맺는 등 방산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와 맞물려 방산 산업이 빛을 보고 있다"며 "그룹 내 방산 사업을 통합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경영 노하우가 풍부한 김승연 회장이 자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업 실행 자체는 김동관 부회장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1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85.1% 증가한 2천714억원이다. IRA 세액공제 금액(229억원)도 반영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385% 증가한 2천285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방산 수출액(4천749억원)이 처음으로 내수 매출(3천666억원)을 넘어섰다.

◇ 대외 보폭 넓히는 김동관…승계 작업 속도 낼까
이미 김 부회장은 아버지 김 회장을 대신해 그룹 대표로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대외 보폭을 넓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도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동행했고, 이에 앞서 올해 초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도 참석해 '그린 에너지 허브' 구축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작년 말에는 한화가 보유한 자사주 7.3%와 고려아연[010130]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하며 수소와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호 지분도 확보했다.



다만 김 부회장 앞에 놓인 숙제도 많다.
당장 오는 24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누리호에 본격적으로 실용급 위성을 탑재해 발사하는 첫 임무로, 지난해 10월 누리호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 공동 운용 역할을 수행한다.
누리호 발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발사체 제작에서 발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아우를 수 있는 민간기업으로 성장하며 '한국판 스페이스X'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도심항공교통(UAM)과 수소 등 미래 신사업에서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가 급선무로 꼽힌다.
대우조선은 2021년 1조7천547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작년에도 1조6천1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천542.4%까지 치솟았다. 인력 확보, 강성 노조와의 관계 정립 등도 과제다.



한편 김 부회장이 그룹 내 입지를 다져가면서 그룹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현재 ㈜한화 지분은 김승연 회장이 22.65%, 김 부회장이 4.44%, 차남과 삼남이 각각 1.67%를 보유 중이다.
다만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아직 그룹 승계 작업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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