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학생 대상 '화학 공격' 물질서 독성 발견 안돼"
정부, 조사 결과 최종 발표…"후춧가루·악취제 등 사용"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정부가 이란 전역에서 발생한 여학생 겨냥한 화학 공격에 관해 조사한 결과 독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란 정보부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여학교에서 잇따랐던 의문의 공격에 사용된 물질을 분석한 결과 독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슬람 시아파 성지 콤에서 처음 일어난 의문의 '가스 공격'은 테헤란, 아르다빌, 이스파한, 아브하르, 아흐바즈, 마슈하드 등 이란 전역으로 퍼졌다.
피해 학생들은 학교 건물 복도와 교실에서 호흡기를 통해 어떤 물질을 흡입했고, 두통·호흡곤란·메스꺼움·마비 증세를 보였다.
이란 당국은 피해 사례가 처음 보고됐을 때 독성 가스가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사용된 것이라는 의혹을 일축하면서 겨울철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한 일산화탄소와 대기 오염이 이상 증세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비슷한 피해 사례가 여러 도시에서 이어지자 당국은 지난 2월에서야 의도된 공격임을 인정했다.
정부가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이란 31개 주 가운데 26주에서 1만3천여명이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경찰과 정보 당국은 공격 관련자 100여명을 체포했다고도 발표했다.
한 달여간 사건을 조사한 정보부는 악취제, 후추 스프레이, '공황 유발제' 등이 공격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정보부는 공격받은 일부 학생은 병원에서 치료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학생은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정보부는 "학생들이 수업이나 시험을 기피하기 위해서 혼란을 일으킬 목적으로 꾀병을 부린 사례가 많았으며, 몇몇 경우에는 고의로 혼란을 조장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보부는 특정 조직이 전국적인 공격을 계획·실행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건과 관련해 법을 어긴 사람들을 사법 조치했다고 부연했다.
또 사건과 관련해 외국 언론이 혼란을 부추겼다면서 거짓 정보와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일련의 공격이 히잡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에 대한 보복성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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