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냉기류에 재중 기업인들 긴장…통관강화 소문 돌기도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최근 한중관계에 냉기류가 흐르면서 중국에서 대중국 교역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교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으로 바닥을 친 듯 했던 한중관계가 최근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 중국이 빈번하게 반발하며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힘에 의한 대만해협 현상변경 반대를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로이터통신 인터뷰(19일 보도), 26일(이하 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대만해협 평화·안정 중시 언급 등에 중국은 잇달아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했다. 이어 27일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6·25전쟁 장진호 전투를 언급한데 대해서도 중국은 28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 계기에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의 위대한 승리"를 거론하며 반발했다.
여기에 더해 환구시보,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관영 매체와 관변 언론인 등은 연일 윤 대통령의 방미 외교와 한국의 대중국 정책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중국에서 자영업을 하거나 한중 교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3년간의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이 올해 초 폐지되면서 침체기를 벗어날 것이란 기대를 가졌지만, 올해초 '비자 제한' 갈등에 이어 최근 외교당국간 공방에 일부 위기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톈진, 상하이 등의 한국 기업인 모바일 메신저 단체방에는 지난 25일 중국 해관총서(세관)가 '한국에서 수입되는 화물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는 내용이 공유됐다. 사드 갈등 때도 통관 지연 사례를 겪었던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대해 주중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8일 "현재까지 통관 관련해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도 "재외공관을 통해 관련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거주 한인회 관계자는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저우 LG디스플레이 공장을 찾아간 것을 보면서 한중간에 뭔가 물꼬가 트이나 했는데 최근 불안한 심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중 한국인이 많이 줄어서 왕징(望京·베이징의 한인 다수 거주 지역)에서 식당 등 자영업을 하는 교민들은 중국인 손님들이 어느 정도 들어와야 할 상황인데, 한중관계가 나빠지면 매출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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