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새벽 틈타 우크라에 미사일 퍼부어…최소 22명 사망(종합3보)
순항 미사일 무더기 폭격…수도 키이우 미사일 공격은 50일만
중부도시 우만 아파트서 최소 20명 사망…동부 드니프로선 모녀 숨져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송진원 유한주 기자 = 러시아군이 28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중부·남부 지역의 여러 도시를 미사일로 공격, 최소 2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P·AFP·로이터·인테르팍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키이우와 중부 드니프로, 크레멘추크, 폴타바, 남부 미콜라이우 등 전국 각지 주요 도시가 20발 이상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폭발이 잇따르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경보가 내려졌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50일 만이다. 당시 러시아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포함해 90발에 가까운 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격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은 대공 시스템을 작동해 키이우 상공에서 순항 미사일 11개와 무인 항공기(드론) 2개를 요격했다고 키이우 당국이 발표했다. 외신들은 도시 내 송전선이나 도로가 요격된 미사일이나 드론의 파편에 파괴됐다고 전했다.
중부 우만에서는 9층 아파트가 미사일 2개의 공격을 받아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경찰이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피격 건물 옆 자택에 있다가 폭발의 충격으로 내부 출혈을 일으켜 숨진 75세 노인도 포함됐다.
10살 어린이와 유아 1명도 이 공격으로 사망했다.
군인, 응급대원과 민간인들이 구출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잔해 속에서 17명이 구조됐고 이 중 9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온라인상에는 우만의 한 아파트 건물이 파괴돼 불타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도 확산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 뉴스, 각종 웹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우만에 있는 이 아파트는 심하게 손상된 채 화염에 휩싸였으며, 건물 구조 일부가 붕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리스 필라토프 드니프로 시장은 이날 공습으로 31세 여성과 2세 딸 등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공습경보는 동이 트기 직전에 멈췄다.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예비군이 전장에 투입되기 전 머물던 숙소를 겨냥한 공격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 들어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공격 사실을 인정한 적이 없으며, 모두 군사 목표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체코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간 목표에 대한 공격 횟수를 보면 그것이 의도적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민간인 사이에서 혼란과 공포를 일으키려는 분명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습은 우크라이나가 조만간 봄철 대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어났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전날 회원국들이 지원을 약속했던 전체 전투 차량 장비의 98%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양측이 직접 소통한 것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와 각별한 관계를 쌓아가던 시 주석은 이 대화에서 우크라이나 등에 특별대표를 파견해 정치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등 중재 외교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협상 과정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중국 측의 자세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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