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서 신도들 사망 사건 또 발생…"대형교회 목사 체포"
"굶어 죽어야 예수 만난다" 사이비종교 사망자 100명 육박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무더기 시신으로 발견된 가운데 같은 지역 다른 교회에서 신도들이 사망한 사건이 또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케냐 라디오방송 캐피털에프앰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이날 해안 도시 말린디 남부에 있는 '새생명 기도센터교회'의 에제키엘 오데로 목사를 최근 발생한 신도들 사망 사건과 관련해 체포했다고 현지 한 관리가 전했다.
해안지역 책임자인 로다 온얀차 행정관은 언론브리핑에서 "오데로 목사가 교회 구내와 다른 시설물, 그리고 인근 병원 영안실에 기록된 시신들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의심받아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오데로는 이날 그의 상징인 흰색 복장을 하고 성경을 움켜쥔 채 인근 항구도시 몸바사의 경찰 본부로 이송돼 심문받고 있다.
부유한 TV 전도사로 엄청난 군중을 끌어모으는 그의 교회도 최근 신도 집단 변사 사건이 일어난 '기쁜소식 국제교회'가 속한 말린디에 있으며 한꺼번에 4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오데로는 자신의 교회에서 판매되는 "성스러운" 생수와 천 조각들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이날 그의 교회를 폐쇄했다고 밝히고 조사가 진행되는 대로 사망자 숫자, 사망 경위 등 자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1일부터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 있는 수십 개의 무덤에 대한 발굴 작업을 진행해 전날까지 98구의 시신을 수습했으며 시신은 대부분 어린이로 밝혀져 충격을 던졌다.
주로 어머니가 여러 명의 아이를 데리고 와 '예수를 만나기 위해' 금식을 강요하며 금식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타인에게 살해당하거나 심지어 어머니가 금식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아이를 죽이는 일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당국은 아직 발굴하지 않은 구덩이가 남아 있어 시신이 더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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