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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받는' 고수익 브랜드로…기아, 현대차와 영업익 투톱 선다
기아, 업계 최고 영업이익률…현대차와 합산 영업익 6조5천억원
역대 최저 인센티브 등이 주효…"상업용 리스·인센티브로 IRA 넘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기아가 올해 1분기 또다시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하며 국내 상장사 중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 유력시된다.
같은 그룹사인 현대차와의 합산 영업이익은 6조5천억원으로, 이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도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기아는 업계 최고 수준인 12.1%의 영업이익률을 찍으며 '고수익 브랜드' 입지도 다졌다.



◇ 기아, 현대차와 함께 '질주'…올해 합산 영업익 20조 가능성
기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조6천907억원, 2조8천74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1%, 78.9% 증가한 수치로,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직전 최대였던 작년 4분기 실적(매출 23조1천642억원·영업이익 2조6천243억원)을 1분기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대비 3.3%포인트 오른 12.1%를 기록하며 글로벌 완성차업체 중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기아는 올해 1분기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가 확정된 현대차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자동차업체들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2위에 나란히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불황에 빠진 반도체를 대신해 자동차가 국내 경제의 버팀목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분기 최대인 6조4천667억원을 기록했는데, 작년과 같은 품질 이슈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2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만으로도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돌파도 가능하다.



◇ '값싼 차' 이미지 털고 '고수익 브랜드'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기아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른 생산과 판매 증가, 가격 상승, 고수익 레저용 차량(RV)과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 믹스(차량용 구성비율) 개선, 고환율이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그 결과 기아의 전체 판매량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분기 66.1%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61.3%에 비해 4.8%포인트 늘었다. 올해 1분기 팔린 기아 차량 3대 중 2대는 RV라는 얘기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13만3천대로,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1%로 늘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율은 40.1%에 달했다.
이 밖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추진해온 '제값 받기' 정책이 역대 최고의 영업이익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의 미국 내 신차 인센티브는 올해 1분기 업계 최저인 60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경쟁사인 BMW(2천741달러), 스텔란티스(2천380달러), 폭스바겐(2천154달러), 닛산(2천130달러) 등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인센티브는 딜러들이 차를 판매할 때마다 제조사가 지급하는 판매 장려금으로, 인센티브가 낮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제값을 받고 차를 팔았다는 뜻이다. 한때 싼 차를 대량으로 판다는 평가를 받았던 기아가 고수익 브랜드로 거듭났다는 증거다.



◇ 美 IRA 파고에도 선전…EV9 등 내세워 전기차 판매 강화
기아의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파고가 높게 일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였다.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1분기 18만4천대를 팔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8%라는 판매 증가율을 나타냈다. 기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1%로 뛰어올랐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는 7만5천대의 판매량으로 24.4%의 가장 높은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아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 심화, 고금리 및 고물가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과 같은 대외환경 속에서 친환경차와 RV 모델 중심의 판매 체계를 강화해 이러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 1분기 IRA 여파로 전기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한 것은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기아는 국산 최초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차(SUV)인 EV9 등으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기아 재경본부장인 주우정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모든 분들이 우려했듯이 전기차, 특히 IRA에 따른 현상으로 수익성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상업용 리스를 활용하고, 그것조차도 안될 경우 고객 인센티브를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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