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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앞두고 美 일각서 "제3의 핵질서 시작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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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앞두고 美 일각서 "제3의 핵질서 시작될 수도"
전문가들 "미국에 대한 우방들 믿음 약해져…자체 핵억지력 고민"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확산 체제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세계 핵질서가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25일 이번 회담의 초점이 핵무기 문제에 맞춰질 것 같다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많은 전문가가 '제3의 핵 시대'를 언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SM은 '1차 핵 시대'를 냉전시대 미국과 구소련이 군비 경쟁을 하면서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을 포함한 핵무기 보유국이 늘었던 시기로 규정했다.
2차 시대는 냉전이 끝난 뒤 세계적으로 수십년간 핵확산방지에 대한 공감대가 유지되면서 무기 통제에 노력했던 기간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맞먹는 무기 확보를 추구하고 한국과 같은 '중견국가'(middle powers)들이 자체적인 핵 억지력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핵을 둘러싼 새로운 질서가 생길 수 있다고 CSM은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우방국들 사이에서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군축협회(ACA)의 켈시 데이븐포트 비확산정책국장은 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확실히 변곡점에 있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며 "기존 핵질서가 상당한 압박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비확산 체제가 더는 국제적이고 일치된 우선순위인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가까운 한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이 라이벌 국가들에 맞서는 차원에서 결국 자체적인 핵무장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존 울프스탈 선임연구원도 "우리는 오랫동안 핵확산에서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들에 집중했다"며 "그러나 이제 우리의 우방국들이 핵무기를 갖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장을 곁눈질하는 국가들에 미국에 대한 의존과 믿음이 약해졌다며 "그들은 미국이 과거처럼 안전을 보장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비확산정책교육센터의 헨리 소콜스키 박사는 "비확산 체제의 바퀴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우리는 신세대 핵 국가들이라는 전환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콜스키 박사는 중동의 수니파 대국 사우디아라비아가 핵무기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중국이 고속중성자로 개발에 힘쓰는 사실을 거론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고속중성자로 개발을 계속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는데 고속중성자로 운용 과정에서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이 나올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현재 약 400개로 추정되는 핵무기를 2030년까지 1천개 수준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CSM은 전했다.
한편 CSM과 달리 미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는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관련 별도의 공동성명이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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