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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차드?…아프리카서 영향력 넓히는 러시아에 美 불안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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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차드?…아프리카서 영향력 넓히는 러시아에 美 불안 고조
WP "바그너 용병단, 차드 정부 전복하려 인접국 중앙아서 반군 훈련"
美, 작년 10월 차드 군정의 민주화 시위대 유혈진압에 '침묵'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러시아가 미국의 중요 안보 파트너인 차드 등 중앙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어 미국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바그너 용병단을 통해 최근 유혈충돌이 빚어진 수단에도 관여해 왔는데, 차드에서는 아예 정권을 무너뜨리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더욱 적극적인 개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WP는 미 공군 주방위군 잭 테세이라 일병이 유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 기밀문건을 인용해 러시아 용병 바그너 그룹이 차드 정부를 전복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차드 내 반군을 모집하고 차드와 국경을 맞댄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에 훈련장을 세웠다고 전했다.
문건에는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과 그의 동료들이 그즈음 CAR의 아바카바 지역에서 차드 반군 전사 300명을 훈련하기 위한 일정과 시설, 차드로의 이동 경로 등을 논의한 내용이 담겼다.
또한 문건은 차드 정보당국이 파악한 내용도 언급했다. 바그너 용병단의 '차드 정권 불안정 계획'을 위한 전투원 모집을 돕고자 차드 국민 2명이 지난 2월 말 바그너 측의 초대로 CAR의 수도 방기를 방문해 CAR 국방장관과 만났다는 것이다.
이들 2명은 CAR 정부와 협력해 차드 남부 지역 반군들을 대상으로 바그너와 함께 일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문건은 설명했다.
바그너 용병단은 차드 외에도 리비아, 수단, CAR 등 아프리카 국가의 군대나 민병대와 연계돼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 기밀 문건은 바그너 그룹이 차드, 부르키나파소, 에리트레아, 기니, 말리, 니제르, 수단 등을 포함해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걸쳐 통합된 아프리카 국가 연합을 만들겠다는 더욱 광범위한 목표를 위해 차드에서 반란을 선동하려 계획하고 있다고 서술했다.
또 다른 문건에는 "지난 1년간 프리고진은 안보 진공상태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의도적으로 불안을 조장하는 것으로 접근방식을 전환하면서 아프리카 내 바그너 작전의 속도를 높였다"고 돼 있다.
차드를 비롯한 아프리카 지역 국가에서는 과거 해당 국가를 식민지로 삼았던 프랑스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면서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러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유혈충돌이 이어지는 수단에서도 바그너 용병단을 통해 금 채굴권을 얻는 대가로 무기와 훈련을 제공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최근에는 홍해 연안 항구에 자국 군함의 접근권을 확보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러시아의 동향을 불안한 눈빛으로만 지켜보는 상황이다.
문제는 러시아를 경계하는 미국이 중앙아프리카 반건조 사헬 지역의 중요 안보 협력국인 차드와 척지긴 어렵다고 여기는 듯 정권의 인권 탄압에 '흐린 눈'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차드는 30년간 장기 집권한 이드리스 데비 전 대통령이 2021년 4월 반군 공격에 의한 부상으로 숨지면서 혼란한 상황에 놓였다. 그의 아들인 5성 장군 마하마트 이드리스 데비가 이끄는 군사정권이 현재 차드를 통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20일 이드리스 장군이 민정 이양 시한을 어기고 군정을 2년 연장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고, 당국은 이를 유혈진압 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50명이 숨진 것으로 차드 당국은 발표했으나 현지 인권단체는 사망자가 최소 128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침묵을 지켜왔다.
이와 관련해 로버트 메넨데즈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지난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차드 정부의 시위대 유혈 탄압에 명백하고 공개적인 미국의 대응이 없었다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메넨데즈 위원장은 또한 미국의 이러한 무대응에 대해 "민주주의나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정권이라도 테러 대응 등에 협력만 하면 미국이 기꺼이 파트너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미국외교협회(CFR)의 아프리카 전문가 미셸 개빈은 미국의 외교정책이 안보는 물론 민주주의를 촉진하려는 노력과 연관돼있다는 점을 더 잘 인식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자국민 탄압은 차드 정권 내부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에 얼마나 좋은 안보 파트너가 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면서 "우리는 차드의 안정성을 고려하는 데에 근본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inishmor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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