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러 병사들, 최전선 유지 힘들 정도로 기진맥진"
"바흐무트선 공세 강화…우크라 '대반격' 이전 완전점령하려는 듯"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이 최전선을 사수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질서하고 지쳐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국의 국방 및 외교 전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군대 대부분이 공격 또는 방어 작전에 투입된 상태라며 이처럼 분석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유효한 공세 작전을 펼치려면 '상당한 규모의 예비병력'을 데려와야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전황을 추적해온 ISW의 이 같은 분석은 최격전지 바흐무트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곳곳 전선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조만간 러시아군이 점령한 자국 영토를 되찾기 위한 이른바 '대반격 작전'에 착수할 것이란 관측도 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아랍권 언론매체 알아라비야와 한 인터뷰에서 "(대반격이) 준비돼 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본격화하기 전 바흐무트를 점령하기 위해 공격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ISW는 전했다.
ISW는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최근 바흐무트 북부와 남서쪽 전선을 러시아 국방부에 넘기고 시가전에 전력하고 있으며 러시아 공군도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항공지원은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군을 더 강하게 밀어붙여 바흐무트에서 후퇴하도록 압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ISW는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의 교통 요지인 바흐무트에서는 이미 8개월째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서방 군사전문가들은 바흐무트 자체의 전략적 가치는 크지 않다고 평가해 왔으나, 러시아 입장에선 바흐무트를 점령한다면 작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군사적 성과를 올린 것이 된다.
ISW는 그간 바흐무트 공략에서 누가 더 큰 공로를 차지하느냐를 놓고 각축을 벌이던 바그너 그룹과 러시아 정규군이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시작되기 전 바흐무트를 손에 넣겠다는 러시아 최고 지도부의 의향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ISW는 바그너 그룹이 지속적으로 심각한 손실을 보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는 "바흐무트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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