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무기 언제 오나…하염없이 늦춰지는 우크라 '봄 대반격'
전투기·장거리 미사일 요청에도 서방 묵묵부답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우크라이나가 애타게 기다리는 서방의 무기 지원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봄철 대반격 계획도 하염없이 연기되고 있다고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린폴리시는 서방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각종 무기를 약속했지만, 지원 속도와 양이 너무 적어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너무 늦었다"는 실망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말 텔레그램에 서방이 대포, 탱크, 고속기동 로켓포 등 무기를 보내지 않으면 새로운 반격을 시작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일본 요미우리 신문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파트너들로부터 탄약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탱크, 대포, 장거리 로켓 없이 용감한 군인들을 전선에 보낼 수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F16 전투기와 러시아 전선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포를 지원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지만, 서방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말 독일산 최신식 레오파르트 전차가 우크라이나에 도착했고, 미국은 에이브럼스 전차 지원을 약속하는 등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에서는 "너무 적고, 너무 늦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포린폴리시는 미국 국방부가 재고 물량 중에서 우크라이나에 보낼 에이브럼스 전차를 선별해 조달하기까지는 수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8개 국가가 지원하는 레오파르트 전차의 경우 각국이 제공한 전차별로 사용하는 탄약이 다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탄약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사샤 우스티노바 우크라이나 의원은 우크라이나의 요구와 비교해 미국이 너무 적은 양의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반격을 4월에 하고 싶어했지만 무기 부족 때문에 개시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트기와 장거리 미사일 지원에 대해 미국 등 서방은 신중한 기조를 이어가며 우크라이나의 애를 태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자는 "우리는 제트기가 필요하지만 솔직히 조만간 이뤄질 문제는 아니다"라고 한탄했다.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시간을 초월하는 문제"라며 "우크라이나의 생존에 필요한 것 이상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서방 관리들은 조종사 훈련과 제트기 유지에 많은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F16 지원은 이번 전쟁 이후의 장기적 전쟁 억지 시나리오에 따라 제공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수개월, 수년 단위가 아니라 며칠, 몇 주 단위로 전쟁을 치르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생각할 겨를이 없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대공세를 통해 러시아가 점령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와 남부의 영토를 최대한 많이 되찾으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무기를 기다리며 봄철 공세 개시를 늦추는 동안 러시아는 장거리 미사일이나 수호이-35 전투기 등 더욱 정교한 무기로 재정비하는 시간을 벌고 있다고 우스티노바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더 정교한 무기를 사용해 더 많이 파괴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소련 시절 구식 무기를 갖고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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