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속 3배로 날아 한국·대만 찍는다?…中 초음속 드론 곧 배치"
WP, 美 국가지리정보국 기밀문서 입수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중국군이 조만간 초음속 고고도 정찰 무인기(드론)를 실전에 쓸 수 있을 것으로 미국 당국이 평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대만 해협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군의 정찰감시 능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WP는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게재된 미 국가지리정보국(NGIA)의 기밀문서를 입수했다며 문건에 담긴 중국의 최첨단 정찰 드론 WZ(無偵·우전)-8의 위성 사진 등을 공개했다.
작년 8월 9일자 위성 사진을 보면 WZ-8 2대가 상하이에서 내륙으로 약 560km 떨어진 중국 동부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NGIA는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이 공군기지에 '거의 확실하게' 첫 무인 항공기 부대를 편성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 기지는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東部戰區)에 소속돼 있다.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WZ-8은 스텔스 기능이 있으며, 기동 시 실시간 매핑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미사일 공격을 수행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NGIA의 기밀문서에는 WZ-8과 이 드론을 공중에서 발사하는 데 사용되는 쌍발 폭격기(H6-M BADGER)의 예상 비행경로도 표시돼 있다.
공군 기지에서 이륙한 폭격기가 중국 동해안까지 날아가 WZ-8을 발사하면, WZ-8이 대만이나 한국 영공에 진입해 고도 30.5km에서 음속의 3배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 NGIA의 평가다.
드론의 예상 경로를 보면 WZ-8는 북한 서해쪽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서부 지역을 훑고 다시 중국쪽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문건에 표시됐다.
NGIA의 기밀문서에는 드론이 어떻게 추진력을 얻는지 자세히 설명돼 있지 않지만, 엔진이 주로 로켓 연료를 쓰는 것으로 적혀 있다.
드론은 합성개구레이더를 사용해 야간이나 안개가 많은 날씨에도 정찰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대만 국책 방산연구소인 국가중산과학연구원의 항공 시스템 연구 책임자인 치리핑은 "이 드론의 주요 용도는 대만이 아니라 미국과 태평양에 있는 미군기지 정찰이 될 것"이라며 현재는 공격용으로 설계된 것 같진 않지만 향후 공격용으로 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드론은) 탐지와 요격이 어렵다"며 "기존의 미국 공대공 무기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미국 포토맥 정책연구소의 딘청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지 미국이나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일본과 인도, 동남아시아의 모든 국가가 걱정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그동안 중국의 대만 침공 준비 완료 시기로 2027년을 거론해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을 공격할 준비를 끝낼 것을 군에 지시했다는 것이다.
WP는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대치 상황이 발생하면 중국의 최첨단 드론이 정찰감시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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