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언급한 우크라의 '전쟁책임론' 놓고 서방·브라질 신경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 책임론'을 잇따라 거론하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 "우크라이나도 전쟁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열강이 분쟁을 연장하는 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지난 16일 방문한 아랍에미리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책임을 언급하며 "전쟁을 하는 것이 전쟁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더 쉬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대화할 수 있도록 전쟁에 관여하지 않고, 세계 평화 구축을 방어하는 국가 그룹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브라질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17일에는 브라질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브라질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 정부는 룰라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발언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며 포문을 열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유럽이 (우크라이나) 평화에 관심이 없거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처럼 브라질 정부가 암시하는 것은 매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은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채 러시아와 중국의 선전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U도 미국의 비판에 가세했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분쟁을 연장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진실은 우크라이나가 유엔 헌장을 위반한 불법 침략의 희생자라는 것"이라며 룰라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이에 대해 마우루 비에이라 브라질 외무장관은 미국 커비 조정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브라질은 다만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위해 협력할 의향을 밝힌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룰라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한 것에 대해서도 "그것은 하나의 예의였다"면서 "라브로프 장관의 방문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릴 경제포럼 초대장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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