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대사와 농구 관람한 최태원…'자원외교 스킨십'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원외교 주요 대상국인 아르헨티나 정부 핵심 관계자를 SK 프로농구단 경기에 초청해 '농구장 세일즈'를 펼쳤다.
1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KBL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서울 SK-창원 LG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을 한 외국인과 함께 방문해 1층 지정석에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이날 최 회장과 동석한 인물은 알프레도 카를로스 바스쿠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였다. 두 사람이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최 회장이 수행 직원 없이 혼자 농구 경기를 관람하러 다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해외 귀빈과 함께 경기장을 찾는 일은 이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경기 관람은 최 회장 측이 바스쿠 대사에게 먼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KBL 매 시즌 직접 경기를 관람하고 SK 선수들을 격려하는 농구 애호가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역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세계 랭킹 4위의 농구 강국이다. 미국프로농구(NBA) 유명 선수를 여럿 배출했고, 축구 다음으로 농구가 인기 있는 나라다.
이날 최 회장이 바스쿠 대사를 농구 경기에 초청한 배경에는 단순한 문화 교류 차원을 넘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활동과 자원외교라는 의미까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매장량이 세계 3위, 생산량은 4위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이 2차전지 분야 핵심 소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스킨십을 통해 안정된 '우군'을 확보하려는 뜻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난 1년간 약 50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며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있는데 면담 외에도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함께하며 신뢰를 쌓고 있다"며 "중남미에서 영향력이 큰 아르헨티나도 정성을 들여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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