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로켓 팔려던 이집트, 미 압박에 우크라 지원 합의"
유출 기밀문서 "美 방문직후 로켓계획 취소, 우크라에 포탄 공급키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이집트가 미국의 압박을 받고 러시아에 로켓을 팔려던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에 지원될 포탄 생산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0일 다른 기밀문서를 인용해 러시아에 대한 이집트의 로켓 비밀 수출 계획을 보도했던 WP는 이날 디스코드에 게재됐던 것으로 보이는 5건의 새로운 기밀문서를 확보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미국 관리들의 잇따른 방문 직후인 3월 초 러시아에 대한 로켓 수출 계획을 취소했다.
대신 152㎜와 155㎜ 포탄을 생산해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17일자 기밀문서를 보면 이집트는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가격 책정과 재료 확보 계획을 세우는 등 러시아에 로켓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했다.
이집트 정부의 군사물자 생산 담당인 모하메드 살라 알딘은 로켓 가격 인상 가능성을 러시아 측에 통보했으나, 러시아는 이미 합의된 가격인 기당 1천100달러(약 145만원)에 로켓 1만5천기 구매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중순쯤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기밀문서에는 이집트가 러시아에 수출할 로켓 생산라인 공사에 들어갔으며, 엘시시 대통령이 로켓 4만기 생산에 필요한 재료 확보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그러나 2월 말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 관리들에 이어 3월 초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문 이후 러시아에 대한 로켓 수출 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이집트가 오스틴 장관이 요청한 우크라이나 지원용 포탄 생산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지만, 오스틴 장관 방문 다음 날인 지난달 9일자 기밀문서를 보면 엘시시 대통령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공급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당시 기밀문서는 엘시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미국의 요청을 장기 군수지원 협정 체결, F-35 스텔스 전투기와 패트리엇 미사일 등의 도입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반정부 세력 탄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집트에 대한 일부 군사원조를 유보한 바 있다.
한편 이집트 외교부는 이번 보도 내용에 대한 논평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이집트는 러시아에 대한 로켓 수출 계획에 대한 기사에 대해서는 국영방송을 통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k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