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베트남서 쫑 서기장 등 지도부 만나 中 견제 행보(종합)
찐 총리에 "양국 관계 격상 기대"…인권 문제도 지적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베트남 지도자들과 만나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15일 외신 및 현지언론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전날 야간에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부이 타인 선 외교장관 초청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권력 서열 1위인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과 팜 민 찐 총리 등 지도부와 만나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찐 총리에게 "경제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등 양국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찐 총리는 "두 나라는 관계를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아시아태평양을 향한 미국의 책무과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새 대사관 기공식에 참석한 뒤 쫑 서기장을 예방했다.
블링컨 장관이 미 국무장관 자격으로 베트남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 부장관을 역임하던 2015년과 2016년 두차례에 걸쳐 베트남을 찾은 바 있다.
앞서 재작년 8월 25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당시 국가주석을 예방한 바 있다.
미국과 베트남은 지난 1994년 7월 국교를 정상화한 이후 2013년 7월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해 양국의 교역액은 1천238억6천만달러(161조원)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양국은 국방·안보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7년과 2021년에 해밀턴급 함정을 베트남에 인도했다.
지난해 4월 마크 내퍼 주베트남 미국 대사는 세번째 해밀턴급 함정을 보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기존의 포괄적 동반자에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베트남과의 관계 증진이 군사 안보 전략적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지난달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쫑 서기장과 통화를 하면서 양국 관계 증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따라서 블링컨 장관이 이번 베트남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올해 7월에 포괄적 파트너십 체결 1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지만 베트남 입장에서는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찐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이 전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베트남 당국은 지난 2018년 이후로 시민운동가 등 최소 163명에 대해 반국가 활동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베트남 법원은 사흘 전에도 유명 시민운동가인 응우옌 란 탕(48)에 대해 반국가 활동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베트남 방문 일정을 마치고 다음날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회담이 열리는 일본으로 향한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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