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열병식 등장 ICBM '과대포장' 평가나와…실제 능력은
"단거리에서 ICBM까지 핵보유국 버금가는 실력"
김정은 위원장 '괴물 ICBM' 화성-17형 발사훈련 지도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온라인에 유출된 미국 정보당국의 문건에 최근 북한이 열병식에서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과대 포장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비밀(secret)이라고 표시된 한 문건에서 북한이 지난 2월 8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다수의 ICBM 이동식발사차량(TEL)에 대해 "작동하지 않는 체계(미사일)를 탑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월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고체연료 기반 최신형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탑재한 TEL을 10대 이상 무더기로 공개했다. 이는 미국을 겨냥한 장거리 핵타격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됐다.
기밀문건은 이에 대해 "북한은 미사일 전력의 역량을 실제보다 더 우수한 것처럼 연출하고 실제 미사일이 피해를 볼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작동하지 않는 체계를 열병식에 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탄도미사일은 지상발사 미사일과 잠수함발사 미사일로 구분되는데 사거리에 따라 근거리탄도미사일(50-300km), 단거리탄도미사일(300-1천km), 중거리탄도미사일(1천-3천km),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3천-5천500km), 대륙간탄도미사일(5천500km 이상)으로 세분된다. 아울러 고체연료를 사용하는지, 액체연료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북한의 근거리탄도미사일로는 러시아의 토차카를 기반으로 개발한 최대사거리 120km인 독사(KN-02) 미사일이 있다. 단거리탄도미사일로는 1984년 사거리 300km의 소련산 스커드-B 미사일을 자력 복제한 이후 발전을 거듭해 1986년 사거리 500km의 스커드-C, 1993년 사거리 1천300km의 노동미사일을 개발해 실전완료했다.(조성렬 '한반도비핵화 리포트' 중에서)
북한은 1990년대말부터 사거리가 훨씬 긴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주력한 결과화성-10형(무수단)에 이어 2017년 사거리 5천km의 화성-12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곧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까지 치고 나갔다. 2017년 7월 사거리 1만km의 화성-14형 시험발사를 2차례 성공했고, 11월에는 사거리 1만3천km의 화성-15형 시험발사에도 성공했다.
2020년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탄도미사일이 최초 공개됐는데. 2021년 10월 북한의 무기박람회 '자위-2021'에서 이 미사일의 제식명칭이 '화성-17형(북한 공식 명침은 '화성포-17형')임이 알려졌다.
그리고 2022년 11월18일 북한은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을 고각 발사해 약 6천100km까지 올려보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힌다.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가 1만5천km 이상일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본토 전약 타격거리(1만3천km)보다 길 뿐아니라 화성-17형은 다탄두(多彈頭)를 장착할 수 있어 그 공포감이 배가된다고 한다. 그래서 화성-17형은 '괴물 ICBM'으로 불리기도 한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화성-17형 발사훈련을 현지지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통신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은 최대 정점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2㎞를 4,151s(초)간 비행하여 조선동해 공해상 목표수역에 탄착되였다"고 밝혔다.
종합적으로 볼 때 북한은 현재 단거리에서 ICBM에 이르기까지 탄도미사일 능력에 있어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유출된 미국 정보당국의 기밀문건에서 부분적 파트에서의 '과대평가' 가능성 지적에도 불구하고 핵탄두의 소형화에 이어 탄도미사일 능력에서 다른 핵보유국에 버금가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나아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한미 억지력 강화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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