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방중후 美견제받는 마크롱 엄호…관영지 "드골 연상"
'대만문제 중립' 발언 논란 일자 中외교대변인 美에 화살 돌려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이 5∼7일 국빈 방중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의 극진한 환대를 받고 귀국한 뒤 미국발 '후폭풍'에 직면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적극 엄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방중 기간 중국의 중대 우려 사항인 공급망 등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반대한다고 밝히는 한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다극화한 세계에서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다자 국제 체제 강화를 추구"한다는 문구를 담아 미국 '1강체제'에 도전하는 중국의 명분에 힘을 실어줬다.
귀국길 기내 인터뷰에서는 "유럽은 미중 갈등에 휘말리지 말고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 대만 문제에서도 미국과 중국 가운데 한쪽을 추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과 베이징 정상회담에 이어 광저우에서 비공식 회동까지 갖는 등 '특별 대우'를 받았고, 방중에 동행한 기업인들에게 20여 건의 대중국 계약을 안겼다.
이런 마크롱의 행보에 대해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유럽이 대만을 놓고 미중 사이에서 한쪽을 택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한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마크롱이 중국의 공격성에 대한 억지력과 미국의 대유럽 지지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중국 관영지는 마크롱 대통령을 샤를 드골(1890∼1970) 전 프랑스 대통령에 비유해가며 적극 엄호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11일 자 사설에서 "유럽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역할은 유럽의 전략적 자치권 추구와 구조적으로 모순된다"며 "이번 마크롱 방중과 유럽 전략적 자치권에 대한 발언은 드골 전 대통령을 연상시켰다"고 썼다.
사설은 드골이 2차 대전 이후 냉전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자주성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탈퇴하고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는 미국을 매우 불쾌하게 만들었고 유럽에서 큰 논쟁을 불렀지만 드골의 명석함과 지혜는 역사가 입증했다"며 "드골은 프랑스의 자주적인 정치 전통을 수립했고 프랑스는 주요 강대국의 지위를 얻었다"고 부연했다.
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 관련 '중립' 발언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현재 대만해협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대만 독립·분열 활동과 이에 대한 미국 측의 방임과 지원"이라며 비판의 화살을 미국에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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