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11년 만에 두달 연속 적자…2월 -5.2억달러(종합)
적자폭은 1월보다 36.9억달러 줄어…상품수지 5개월째 적자
수출 전년동월대비 6개월 연속 감소…여행수지 적자 2배로
한은 "3월 경상수지 균형수준 예상…상품 개선되겠지만 서비스 불확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민선희 기자 = 지난 2월 경상수지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부진에 따른 상품수지 적자가 5개월째 이어졌고, 해외여행 증가 등에 서비스수지 적자도 20억달러를 넘었다.
한은이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5억2천만달러(약 6천861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작년 2월(58억7천만달러 흑자)보다 63억8천만달러나 줄었고, 2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2월 적자 폭은 사상 최대였던 1월 42억1천만달러보다 36억9천만달러 감소했다.
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13억달러 적자였다. 5개월 연속 적자일 뿐 아니라 1년 전(43억5천만달러 흑자)과 비교해 수지가 56억5천만달러나 급감했다. 다만 적자 규모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던 1월(-73억2천만달러)보다는 약 60억달러 축소됐다.
우선 수출(505억2천만달러)이 작년 2월보다 6.3%(33억8천만달러) 줄었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출이 23개월 만에 처음 전년 같은 달보다 감소한 뒤 6개월 연속 뒷걸음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특히 반도체(통관 기준 -41.5%), 화학공업 제품(-9.8%), 철강 제품(-9.2%)이 부진했고 지역별로는 동남아(-25.0%), 중국(-24.3%), 일본(-5.4%)으로의 수출이 위축됐다.
반대로 수입(518억2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4.6%(22억7천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작년 같은 달보다 7.2% 늘었다. 원자재 중 가스와 화학공업제품 증가율이 각 72.5%, 10.0%에 이르렀다.
서비스수지 역시 20억3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9천만달러 흑자에서 1년 사이 수지가 21억2천만달러나 줄어 적자로 돌아섰다.
세부적으로 1년 전 14억2천만달러 흑자였던 운송수지가 2억2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2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같은 기간 80.0%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관련 방역이 완화되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1년 새 4억3천만달러에서 두 배 이상인 10억1천만달러로 불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31억2천만달러)는 작년 2월(15억6천만달러)보다 15억6천만달러 증가했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흑자(23억5천만달러)가 1년 전보다 16억2천만달러 늘어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월 중 11억9천만달러 불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6억6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3억6천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각 24억8천만달러, 14억5천만달러 늘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3월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정확히 3월 경상수지가 어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균형 수준에서 긍정적·부정적 요인이 다 있다"고 밝혔다.
통관기준 3월 무역 적자액이 46억2천만달러로 2월(52억7천만달러)보다 줄어든만큼, 3월 상품수지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은의 예상이다.
하지만 서비스수지의 경우 개선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부장은 "중국 단체 관광객 등이 아직 본격적으로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최근 일본·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화물 운임이 하락하면서 운송수지는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hk999@yna.co.kr,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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