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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나토 동진 자초한 러시아…침공의 결말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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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시선] 나토 동진 자초한 러시아…침공의 결말은 어디인가
유럽과 디커플링, 구소련권 영향권 약화까지…아이러니의 연속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토 확장 저지를 우크라이나 침공 목표로 삼았으나, 정반대 결과를 맞게 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핀란드가 나토의 31번째 회원국이 된 지난 4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결과라면서 이처럼 말했다.
러시아가 자국 안보 침해에 군사력 강화로 대응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나토는 1년 넘게 우크라이나라는 늪에 빠진 러시아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가 지난 수년간 북방으로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을 지켜봐 왔다"며 "이는 패턴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국 러시아는 이웃 국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게 됐다. 크렘린궁도 "시간이 필요한 과정"이라며 구체적인 대응 수단이 없음을 인정했다.
이제 러시아는 무려 1천340㎞에 달하는 서북쪽 국경을 나토 동맹과 마주하게 됐다.
핀란드가 그동안 중립국인 동시에 러시아의 상당한 외교적 영향력 하에 있던 것을 고려하면 러시아로서는 이번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2배로 뼈아픈 손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발칸 반도의 코소보와 보스니아도 친(親)러시아 노선을 표방한 세르비아가 자국을 위협할 수 있다며 나토 가입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앞으로도 나토의 확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나토 동진(東進)을 막겠다며 감행한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히려 나토를 앞마당으로 불러온 자충수가 된 셈이다. 그야말로 아이러니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이번 전쟁 내내 이 같은 역설에 시달리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 유럽을 상대로 에너지 무기화에 나선 것도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한 채 겨울을 넘긴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유럽은 올해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을 기존에 비축한 가스로 큰 어려움 없이 넘긴 데 이어 새로운 에너지 공급처를 물색하는 등 러시아와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중국과 인도 등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늘리면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을 잃은 러시아산 에너지는 헐값 취급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 역시 현재까지는 러시아의 경제적 기반 약화를 초래한 악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소련권 국가를 러시아의 오랜 일부로 간주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한 푸틴 정권의 이데올로기도 설 자리를 잃게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유했던 정치적·문화적 유대 관계는 전쟁으로 완전히 파탄 났으며, 종전 후에도 단기간 내 복원될 가망은 없어 보인다.
다른 구소련권 국가들 역시 이번 전쟁을 전후해 러시아와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으로, 러시아에 믿을 만한 구소련권 동맹이라고는 벨라루스 정도만이 남게 됐다.
이번 전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꿈꾼 것은 미국과 서방에 맞선 소련의 영광 재현이었다.
사흘이면 끝날 것이라던 전쟁이 1년을 넘긴 지금, 그런 야망도 어떤 아이러니를 맞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전쟁이 끝날 때 그는 무엇을 위한 전쟁이었다고 말할 것인가.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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