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탁신 전 총리 가문 부활할까…막내딸, 야당 총리 후보로
패통탄, 아버지·고모 이어 총리 도전…군부 세력과 대결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2001∼2006년 재임)의 막내딸이 가문의 부활을 꿈꾸며 총리 자리에 도전한다.
6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제1야당인 프아타이당은 탁신의 딸인 패통탄 친나왓(36)을 포함한 차기 총리 후보 3명을 지명했다.
5월 14일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은 오는 7일까지 총리 후보를 최대 3명까지 등록해야 한다.
프아타이당은 패통탄 외에 부동산 개발업체 산시리의 전 회장 스레타 타위신, 차이까셈 니띠시리 전 법무부 장관을 총리 후보로 올렸다.
패통탄은 2021년 10월 정치에 입문해 푸아타이당의 총선 캠페인을 이끌며 전면에 나섰다.
그는 최근 태국 국립개발행정연구원(NIDA)이 실시한 차기 총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38.2%로 1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선두를 지켜왔다.
정치 신인인 패통탄이 단숨에 유력한 총리 후보가 된 것은 역시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 때문이다.
푸앙통 파와카라판 쭐랄롱꼰대 정치학 교수는 "패통탄에게 정치 경험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프아타이당을 대표한다는 것은 그가 탁신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재벌 출신인 탁신 전 총리는 2001년 총리직에 오른 뒤 2005년 총선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왕실, 군부와의 갈등 끝에 2006년 쿠데타로 실각했으며, 2008년 부정부패 등의 혐의 관련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이후 법원은 궐석 재판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했다.
'레드 셔츠'로 불리는 농촌·노동자 중심 지지층을 가진 탁신은 해외 도피 중에도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그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은 2011년 총선을 통해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됐다. 그러나 그는 2014년 5월 권력남용 등의 혐의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임됐고, 정치적 혼란 속에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다.
탁신 진영은 2001년 이후 실시된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다. 이번에도 프아타이당이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패통탄이 총리 자리에 오를지는 미지수다.
군부가 2017년 개정한 헌법에 따라 총리 선출에는 하원 의원 500명 외에 군부가 임명한 상원 의원 250명이 참여하기 때문이다.
임신 8개월의 몸으로 선거 운동을 이끄는 패통탄은 총리 후보로 지명된 뒤 "고난의 세월을 뒤로 하고 희망의 시대를 열 때가 됐다"며 "나라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도록 프아타이당의 압승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총선은 프아타이당을 필두로 한 개혁 성향의 야권과 현재 정권을 잡은 친군부 기득권 세력의 대결로 압축된다. 패통탄은 아버지 탁신과 적대적 관계인 군부 출신 베테랑 정치인들과 맞붙는다.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2019년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쁘라윳 짠오차(69) 현 총리가 루엄타이쌍찻당(RTSC) 후보다.
현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에서는 당 대표인 쁘라윗 웡수완(77) 부총리가 총리 자리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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