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여 집권 스코틀랜드 수반 퇴임 직후 남편 체포…당 재정 문제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8년 넘게 이끌어온 니컬라 스터전 수반이 퇴임하고 1주일 후 남편이 소속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 체포됐다.
경찰은 5일(현지시간) SNP의 피터 머렐 전 사무총장(Chief Executive)을 체포하고 집과 당사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 하고 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경찰은 SNP 기부금 용처와 관련해 민원이 여러 건 들어오자 2021년 7월부터 정식으로 SNP 재정 문제를 수사하고 있다.
SNP는 당 핵심 공약인 독립투표를 위해 기부금을 받았는데 독립투표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이 돈이 사라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NP는 2017년∼2020년 66만7천파운드(11억원)를 모금했는데 2019년 말 계좌 잔액이 9만7천파운드를 밑돌자 기부금 행방에 관해 의문이 제기됐다.
머렐은 스터전 전 수반의 남편으로 주로 알려졌지만, 사실 자신도 1999년부터 20여년간 당 살림을 맡아온 핵심 인사다.
2010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이인자였던 스터전 전 수반과 머렐의 결혼은 최고 파워 커플 탄생이란 점에서 주목받았다.
스터전 수반은 2월 깜짝 사임 발표를 하고 당 대표로 선출된 훔자 유사프에게 지난주 자리를 넘겨줬다.
머렐도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 과정에 당원 수 관련 문제로 사임했다.
그는 당원 투표 유권자 숫자를 공개하라는 요구를 거부하다가 결국 당원이 2019년 말 12만5천명에서 7만2천명으로 급감했다고 털어놨다.
스터전 전 수반은 사임 발표 당시 당 재정 관련 수사 때문이냐는 질문에는 부인했다.
유사프 신임 수반은 "경찰 조사에 관해 언급할 순 없다"며 "SNP는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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