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손실 4조원대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일부 증권사가 반도체 업황 부진에 SK하이닉스[000660]의 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최대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증권은 5일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은 2조6천8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6%, 작년 4분기보다 42%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4조1천2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도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 규모를 각각 4조200억원, 4조2천100억원으로 추정하면서 전 분기에 이어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외 증권사별 1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를 보면 한국투자증권 3조1천억원, 현대차증권 3조9천억원, 키움증권 3조3천억원 등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가 최근에 가파른 속도로 조정되고 있다"며 "고객사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 지속되며, 메모리 반도체의 출하가 예상보다 매우 저조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비수기를 지나면서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 하락 폭이 커 실적은 1분기보다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실적 부진이 2분기에도 지속할 것"이라며 2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3조3천30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3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효과와 모바일, 서버의 출하 증가가 본격화해 재고가 줄고 실적도 개선세로 전환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1분기를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낮은 가격 수준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4분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SK하이닉스가 최근 1조9천7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 결정으로 유상증자할 가능성은 희박해졌으나 주가 희석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위험 요인으로 여겨온 유상증자 등 추가 자금 조달 가능성은 작아졌다"며 "만약의 경우 자사주 활용이 우선시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교환사채 발행으로 SK하이닉스의 주당 가치가 잠재적으로 2.4% 희석될 수 있다"면서도 "위험 완화 측면을 고려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는 12만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 주가는 강보합에 머물며 8만4천∼8만5천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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