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물가 4.2%↑, 1년만에 상승폭 최소…근원물가 오름세는 유지(종합)
석유류 14% 하락에 두 달째 둔화세…가공식품 오름세도 주춤
근원물가, 4.8% 오르며 전체 물가상승률 웃돌아…2년2개월 만에 역전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박원희 기자 =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4% 초반대로 1년 만에 가장 낮은 폭으로 둔화했다.
석유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오름세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오름세는 지속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2% 올랐다.
이는 2월 상승률(4.8%)보다 0.6%포인트 낮은 것으로 작년 3월(4.1%)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 상승세는 작년 4월 4.8%, 5월 5.4%, 6월 6.0%, 7월 6.3%까지 가파르게 치솟은 뒤 점차 둔화하는 양상이다.
작년 10월(5.7%)과 올해 1월(5.2%)에는 공공요금 인상에 상승 폭이 전월보다 확대했으나, 최근 두 달 새 1%포인트 낮아졌다.
상승률이 크게 둔화한 데에는 석유류 가격이 내린 영향이 컸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4.2% 내리며 2월(-1.1%)에 이어 두 달째 하락세가 이어졌다.
2020년 11월(-14.9%)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휘발유(-17.5%)와 경유(-15.0%), 자동차용LPG(-8.8%)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공식품은 9.1% 올라 여전히 상승률이 높았지만, 전월(10.4%)보다는 오름세가 둔화했다.
빵(10.8%)과 스낵과자(11.2%) 등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러한 영향에 공업제품은 2월 5.1%에서 3월 2.9%로 상승률이 낮아졌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3.0% 올라 전월(1.1%)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농산물이 4.7% 올랐다. 특히 채소류 가격이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3.8% 올랐다.
양파(60.1%), 풋고추(46.2%), 파(29.0%), 오이(31.5%)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축산물은 1.5% 내려 전월(-2.0%)에 이어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국산쇠고기(-6.1%), 수입쇠고기(-7.0%) 등의 가격이 내렸다.
고등어(14.0%) 등이 상승하면서 수산물은 7.3%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8.4% 올라 전월(28.4%)에 이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다.
개인서비스는 5.8% 올라 전월(5.7%)보다 상승 폭을 높였다.
외식이 7.4%로 전월(7.5%)보다 둔화했지만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4.6%로 전월(4.4%)보다 상승 폭을 키운 영향이다.
중학생학원비(2.5%)와 취업학원비(2.3%) 등이 2월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전월(4.8%)과 상승률이 같았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것은 2021년 1월 이후 2년여만이다.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하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0%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4.4% 올라 전월(5.5%)보다 상승세가 둔화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작년 하반기 이후 소비자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다고 보이며, 작년 상반기에 많이 상승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공공요금 인상 요인과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서비스 부문의 가격 하락 여부 등 여러 불확실한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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