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선 극우 돌풍에 '광란의 파티' 스타 총리 입지 위태
중도우파 국민연합당·극우 핀란드인당 여론조사서 앞서
에너지가격 상승·구매력 하락·국가 부채에 극우 지지층 결집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반(反)이민 등 국수주의를 앞세우는 극우 물결이 유럽 곳곳에 서 기세를 떨치는 가운데 핀란드도 그 대열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린다.
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총선을 치르는 핀란드가 우파 정권으로 극적인 방향 전환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과 반이민를 표방한 정당이 득세하면서 산나 마린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성향 사회민주당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핀란드 국영방송 Yle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우파 성향의 국민연합당이 지지율 19.8%로 가장 앞섰고, 극우 성향 핀란드인당이 19.5%로 바짝 뒤쫓았다.
반면 사회민주당은 18.7%로 3위에 머물렀다.
핀란드 비영리단체 E2리서치의 유호 라흐코넨은 "여론조사를 통해 핀란드에서 우파적 정치 성향이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린 총리는) 매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야권을 자극하는 인물이기도 하다"라며 "(핀란드에서) 정치적 분열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2019년 세계 최연소 선출직 지도자라는 타이틀로 자리에 오른 마린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해소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사적인 자리에서 촬영된 광란의 파티 영상이 유출되며 경험 부족이라는 꼬리표가 달렸고,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집권 당시 64%에서 최근 73%까지 치솟은 데 대한 비판도 줄곧 뒤따랐다.
BBC는 이번 총선에서 국민연합당이 희망에 부풀어 있지만, 포퓰리스트 정당인 핀란드인당이 기회를 잡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인당은 이웃 나라인 스웨덴 내 조직폭력 문제를 이민자들과 연결 지으며 자국의 이민 정책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고, 유럽연합(EU) 탈퇴를 장기적 목표로 삼고 있다.
리카 푸라 핀란드인당 대표는 AFP에 "현시점 가장 큰 문제는 소년범죄율의 증가"라며 "길거리 갱단과 젊은 범죄자 대부분이 이민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마티 코이비스토 Yle 특파원은 BBC에 "다른 모든 정당이 해외에서 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여 일하도록 하는 게 핀란드의 복지사회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핀란드인당은 필요하다면 지출을 줄이는 게 방법일 수 있다고 말한다"고 짚었다.
라흐코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구매력이 하락하면서 작년 여름부터 핀란드인당이 본격적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만약 핀란드인당이 제1야당을 차지할 경우 핀란드에서는 사상 첫 극우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국민연합당을 이끄는 페테리 오르포는 자신들의 승리를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대단한 선거운동을 벌였다"며 "우리는 핀란드 전역에서 최고의 후보들을 두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1위기 때문에 매우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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