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리창, 싱가포르 총리 만나 美겨냥…"경제의 정치화 함께 배격"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리창 중국 총리가 싱가포르에 경제 문제의 정치화를 함께 배격하자며 미국을 직격했다.
2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리 총리는 전날 베이징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과 싱가포르는 경제 세계화와 다자주의의 수호자"라며 "중국은 싱가포르와 함께 경제 문제를 정치화·안보화하려는 시도를 배격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소통을 수호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 체계를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첨단 반도체 등 핵심 산업 영역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국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중국은 시종일관 아세안을 주변 외교의 우선 방향으로 간주하고 아세안의 중심 지위를 확고히 지지한다"며 "아세안 국가들과 함께 발전과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 경제 일체화를 추진하며 더욱 긴밀한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리셴룽 총리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WTO의 규칙을 공동으로 수호하며 공평·개방·포용의 국제무역 체계를 수호하기를 원한다"과 화답했다.
리창 총리는 이날 오후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의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한 남중국해 행동준칙 제정을 언급한 뒤 "중국은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2002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해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을 채택했고, 이어 선언의 구속력 있는 이행방안인 남중국해 행동준칙 제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리 총리는 또 "중국은 아세안 각국과 동아시아 협력의 정확한 방향을 확고히 수호하고 공동으로 평화·안녕·번영·아름다움·우호의 삶의 터전을 건설하며 더욱 긴밀한 중국·아세안 운명공동체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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