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연금개혁 반대주도 노조, 128년만에 첫 여성 수장 선출
두번째로 규모 큰 CGT, 총리와 대화 앞두고 사무총장 교체
신임 사무총장, 총리와 대화 참여하기로…"포기·휴전은 없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노동조합 노동총동맹(CGT) 수장이 바뀌었다.
강경 좌파 성향의 CGT는 31일(현지시간) 소피 비네(41)를 신임 사무총장으로 선출했다고 AFP,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노조 중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CGT에서 여성이 사무총장을 맡은 것은 1895년 창설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학교 관리자 출신인 비네 신임 사무총장은 2018년부터 엔지니어·관리·기술직을 대표하는 부서를 이끌어왔고, 집행부 안에서 성평등 이슈를 담당했다.
비네 신임 사무총장은 이날 수락 연설에서 정년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겠다는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휴전도 없을 것"이면서도 다음 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가 노조와 대화하는 자리에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에 일단 개혁을 멈추고 중재자를 선임하자고 제안했으나, 정부는 의회에서 논의가 끝났다는 입장이라 이견을 좁히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보른 총리는 CGT가 대화에 응해 기쁘다며 "프랑스인이 원하는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환영했다.
보른 총리는 지난 16일 하원에서 연금 개혁 법안 표결을 생략하는 헌법 제49조 3항을 사용했다가 야당과 노조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야당은 보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발의하며 맞섰으나 9표 차이로 부결됐고, 연금 개혁 법안은 자동으로 하원을 통과한 효력을 갖게 됐다.
CGT는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면서 온건 성향의 최대 노조인 민주노동연맹(CFDT) 등과 함께 12년 만에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CFDT와 손잡은 것을 두고 CGT 안에서 의견이 갈렸고, 그 여파로 필리프 마르티네즈 전 사무총장이 지지한 후보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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