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국채지수 관찰대상국 유지…조기 편입 불발(종합2보)
FTSE러셀, 한국 정부 조치 이행·시장 반응 더 관찰하기로
정부 "제도 개선과제 신속 추진"…올해 9월 편입 시도
(파리·세종=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박용주 기자 =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조기 편입이 불발됐다.
제도 개편 조치의 이행 등 조금 더 지켜볼 것이 남아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한국은 올해 9월 편입 가능성을 노려보기로 했다.
WGBI를 관리하는 FTSE러셀은 30일(현지시간) 3월 FTSE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대한 기존의 국채지수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이는 세계국채지수 편입을 유보한다는 의미다.
FTSE러셀은 한국 정부가 발표한 여러 조치의 이행과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FTSE러셀은 한국이 외국인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시행,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 개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IRC) 폐지,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 시장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 시행된 조치가 있는 반면, 법 개정이 필요한 과제도 있다면서 앞으로 시장 참여자들과 함께 제도개선 과제들의 효과 여부를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FTSE러셀의 이번 유보 조치는 국채지수 편입까지 요건이 무르익일 때까지 시간을 좀 더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FTSE는 지난해 9월 한국을 관찰대상국에 포함했다.
FTSE는 통상 3월과 9월에 세계국채지수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하는데, 관찰대상국 선정 이후 지수 편입 검토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
이 때문에 이르면 올해 3월에 지수 편입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다만 이는 가장 빠른 편입 시점일 뿐 실제 편입 시점은 9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시장에선 지배적이었다.
KB증권은 지난 24일 보고서에서 국채지수 편입 시점이 일러야 올해 9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4개국 국채가 편입된 WGBI는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다.
WGBI의 추종 자금은 약 2조5천억달러로 추산된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국 가운데 WGBI에 편입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인도뿐이다.
우리나라 국채가 WGBI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계 자금이 국채시장에 유입되고 국채의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국채의 위상 때문에 원화 채권에 대한 디스카운트(저평가)가 발생, 금리가 더 올라갔지만, 국채지수에 가입하면 채권 발행 금리가 낮아지고 외화 자금이 추가로 들어오는 등 효과가 예상된다.
KB증권은 한국 국채가 국채지수에 편입될 경우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는 신규자금이 669억3천만달러, 원화로는 약 89조5천억원으로 추정했다.
KB증권은 이 경우 금리 하락 효과는 90bp(1bp=0.01%포인트)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FTSE러셀의 관찰대상국 지위 유지 조치에 대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과 글로벌 투자자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올해 안에 국채지수 정식 편입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를 연내 폐지하고, 내년 하반기 중에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와 거래시간 연장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국제예탁결제기구(ICSD) 국채통합계좌가 최대한 신속하게 개통될 수 있도록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 등 관계기관과 실무협의도 지속할 예정이다.
runran@yna.co.kr,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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