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민주주의 정상회의 연설…"가짜민주주의 전세계 고개들어"(종합2보)
첫 세션 주재하며 화상연설…"전방위 확산 가짜뉴스가 민주주의 위협"
"복합위기 극복 위해 민주주의 국가 연대"…한국, 차기 회의 주최키로
바이든 "시대적 도전에 부응코자 모여"…세계 정상 "민주주의, 경제에도 도움"
(서울·워싱턴=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김동현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권위주의 세력들의 진영화에 더해 반지성주의로 대표되는 가짜민주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 제1세션 모두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지난 2021년 12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출범한 회의체로, 2회째인 올해 행사는 미국이 주최한 가운데 120여개국이 참가했고 한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등 4개국이 공동주최국(co-host)으로 참여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성장을 주제로 첫 세션을 주재하면서 "세계는 지금 다양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이익 경쟁이 어우러져 국제 사회가 분절되고, 다자간 협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세기 인류의 자유와 번영을 이끌어온 민주주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1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민주주의 퇴조에 공동으로 대처하고자 시작됐다면서 "우리는 각고의 혁신과 연대를 통해 후퇴하는 민주주의를 되살리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발전해온 과정은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여정이었다면서 "70여년 전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자유를 지켜낸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의 '자유 촉진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으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가 자유를 위협하고 있고, 온라인을 타고 전방위로 확산하는 가짜뉴스는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잘못된 허위정보와 선동은 국민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선거와 같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시스템을 와해시킨다"며 자유민주주의는 개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법의 지배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기 민주주의 정상회의 주최국인 한국이 자유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법치와 대의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의회주의가 공고해지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민주주의를 확고히 지키기 위한 연대를 강력히 지지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세션에 참석한 타국 정상들은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자국의 민주주의 성과와 현안을 소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상호 의존적"이라며 민주주의 제도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발하고, 경제 발전에 가장 유리한 여건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도 "민주주의 사회는 그 정의상 지속 가능성과 포용성에 전념함을 의미한다"며 "이런 제도적 특징은 모두에게 잠재력을 실현할 최고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투자와 사업에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입법을 추진해 국내에서 거센 저항에 직면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까지 받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독립적인 사법부와 전능한 사법부는 다른 것"이라며 자신의 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가끔 이견이 있기도 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와 중동의 심장에 있는 강력하고 자랑스러우며 독립적인 민주주의 국가인 이스라엘의 동맹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개회사에서 "첫 정상회의 이후 우리 민주주의 국가들은 우리 국민의 필요와 시대의 도전에 부응하고자 함께 해왔다"며 "오늘 우리는 우리의 모든 자녀가 갖기를 바라는 미래를 만들고 그간 진전을 이어가기 위해 다시 모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경제성장과 공동번영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함께한다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국제사회가 직면한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국가간 더욱 강력한 연대와 협력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정상 여러분의 심도 있는 논의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오는 30일 장관급 분야별 토론에서 부패 척결을 주제로 서울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회의를 주재한다.
이날 회의에 앞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차기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대한민국과 미국은 공동의 민주적 가치와 인권 존중을 기반으로 깊은 유대를 공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견고한 정치·경제·안보와 인적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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