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강복 가로세로 2㎜ 초소형 책에 담아 위성 탑재
"국경 넘으려 우주로"…희망·평화 메시지 방송도 준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기에 텅 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홀로 간절하게 올린 기도가 인공위성에 실려 지구 구석구석을 비춘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가톨릭뉴스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29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수요 일반알현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담고 우주로 떠날 위성을 축복하기로 했다.
교황청이 주도한 '희망의 위성'(Spei Satelles) 프로젝트에 따라 이탈리아우주국과 우주업체가 제작한 이 인공위성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구촌에 전하는 메시지가 담긴다.
위성에는 일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0년 3월 27일 올린 특별기도와 전 세계에 내린 '우르비 에트 오르비'(Urbi et Orbi·'로마와 전 세계에'라는 뜻을 지닌 강복)가 책자 형태로 실린다.
이 책은 크기가 가로 2㎜, 세로 2㎜, 두께 0.2㎜인 초소형 책이며 제목은 '왜 두려워하느냐. 믿음이 없느냐. 팬데믹에 직면한 세계'이다.
교황은 코로나19가 확산해 세계에서 하루 수만 명이 죽어가던 당시 방역규제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성 베드로 광장에서 홀로 나와 부르짖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님, 세상을 축복하시어 우리의 육신에 건강을 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위로하소서"라고 청했다.
그는 "당신께서는 우리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믿음이 약하고 두렵습니다. 그래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폭풍에 버려두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기도했다.
이런 내용의 책을 탑재한 인공위성은 올해 6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우주로 떠난다.
이탈리아우주국은 지상에서 인공위성을 조종하며 지구를 향해 교황의 메시지를 별도로 전파하기로 했다.
위성은 252㎞ 상공에 있는 궤도에 안착한 뒤에 지구를 돌며 평화, 희망을 주제로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영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로 방송할 계획이다.
조르조 사코치아 이탈리아우주국 국장은 이번 위성 프로젝트가 교황청의 요청에 따라 기획됐다고 밝혔다.
그는 "고통받는 지구에 사는 이들에게 지상 국경을 넘어 우주에서 최대한 많이 다가가 교황의 희망 메시지를 전할 방안을 찾아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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