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美 제재에도 14나노급 반도체 설계장비 자체 개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의 초강력 제재 대상인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급 반도체 설계 장비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미국 CNBC 방송이 중국 관영 매체 이차이를 인용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쉬즈진(徐直軍) 화웨이 순환회장은 최근 다른 중국 업체와 함께 14나노급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설계 장비를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이 장비를 실제 생산에 투입 가능한지 검증하는 작업을 올해 실시할 방침이다.
쉬 순환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은 화웨이가 미국 반도체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시도한 반도체·장비 독자 개발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CNBC는 평가했다.
화웨이는 2019년 5월 미국의 수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 미국산 첨단 반도체를 구하지 못해 사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BC는 화웨이가 독자 개발했다는 14나노급 설계 장비는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첨단 반도체에 비해서는 몇 세대 뒤떨어진 것이긴 하지만 화웨이의 다른 제품에는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4 프로 맥스가 사용하는 반도체는 5나노급이다.
이와 관련, 인도 싱크탱크 탁샤실라연구소의 프라나이 코타스테인 첨단기술 지정학 프로그램 의장은 화웨이가 독자 개발했다는 설계 장비의 효율성이 아직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 수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기업과 설계업체의 생산 최적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전자설계자동화(EDA) 업체들이 생산 최적화 작업까지 이뤄냈다고 보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화웨이가 7나노 성능을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으나, 화웨이가 공식 부인하면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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