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집권연정의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한 반발이 한층 거세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입법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일간 하레츠는 여당인 리쿠드당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의 '사법정비' 입법절차 동결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날 사법 정비 입법 중단을 촉구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한 뒤 강력한 반정부 시위에 직면한 네타냐후 총리가 밤새 입법 중단을 놓고 논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영방송 칸(Kan)도 이날 오전 네타냐후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크네세트(의회) 헌법법률사법위원회는 사법정비의 핵심 법안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법안을 본회의로 넘겨 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사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입법을 추진해왔다.
연정 측이 마련한 법안은 이스라엘의 연성헌법인 '기본법'에 반하는 의회의 입법을 대법원이 사법심사를 통해 막지 못하도록 하고, 여당이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 선정 위원회를 조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수개월째 확산해온 반정부 시위가 더욱 격화한 데 이어 공직사회에서도 반발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갈란트 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영국 방문 중이던 지난 25일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사법 정비에 반발한 예비군들의 훈련 및 복무 거부 확산이 갈란트 장관을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튿날 네타냐후 총리는 갈란트 장관을 전격 해임해 역풍을 불러왔다.
해임 발표 이후 수만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몰려나와 갈란트 장관 해임에 항의했다.
이들은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의 주요 고속도로를 비롯해 도처의 길을 가로막았다. 도로 한가운데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시위대는 예루살렘의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으로 몰려들어 바리케이드 돌파를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했고, 크네세트(의회) 앞에서도 경찰과 충돌했다.
이런 가운데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까지 나서 "이스라엘 국민의 통합과 책임을 위해 입법 절차를 즉각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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