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취업난에 베이징시 처음으로 대학원 졸업생, 대졸자 추월 전망
16∼24세 실업률 18.1%…구직 대신 대학원 가는 대졸자 상당수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에서 몇년째 취업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수도 베이징시에서 처음으로 대학원 졸업생 수가 대학 졸업생 수보다 많을 전망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이징시 교육위원회 산하 직업안내센터 쑤슈리 부주임은 지난 17일 베이징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베이징시 대학들이 배출하는 석·박사 졸업생이 학사 졸업생보다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중국 전역의 대학 졸업 예정자는 사상 최대인 1천160만 명이며 그중 약 28만5천명이 베이징시 소재 대학을 졸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2022년 베이징시 대학 졸업생들 중 해외 유학을 떠난 숫자는 크게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취업을 위해 귀국한 유학생은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졸자의 취업 상황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최근 설문 결과 대졸자의 40%가 올해 취업에 대해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앞서 2020년 중국 교육부 웡톄후이 부부장은 중국 대학들이 고용 시장 압력 완화를 목표로 최근 몇년간 대학원 정원을 늘려왔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전년보다 3.7% 증가한 474만여명이 대학원 입학시험에 응시했다. 2015년의 약 177만명에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중국 21세기교육연구소의 슝빙치 소장은 대학원 진학을 꾀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취업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졸자가 직장을 구하기 어려운 가운데 대학원 정원 확대는 그들에게 더 높은 학위를 얻고 직장을 구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학원 졸업 예정자가 대학 졸업 예정자보다 많은 베이징시의 상황이 중국 전체 대학의 상황을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베이징시에는 학부 정원은 통제하면서 대학원 정원을 확대해온 대학들이 많다. 이미 일부 대학은 학부생보다 대학원생이 더 많다"면서도 "중국 전역에서는 여전히 올해 학사 졸업생이 석·박사 과정 졸업생보다 많을 것이며 이는 향후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대학원 교육의 질이 대학에 의해 보장되느냐이며, 우리 사회가 그렇게나 많은 대학원 졸업생을 필요로 하느냐이다"라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16∼24세 청년 실업률은 18.1%로, 지난해 12월의 16.7%보다 높아졌다.
중국은 올해 1천200만 명을 신규 취업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더딘 경제 회복과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과 봉쇄에 따른 경제 충격으로 지난 3년간 중국에서는 실업률이 치솟고 취업난이 가중됐다.
중국 최고 명문대인 칭화대는 작년 10월 기준 학사와 석·박사생까지 합친 졸업생 8천여 명 가운데 62.6%만 취업했고, 이 중 정규직 취업자는 52.5%에 그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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