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두, 집값 급등·인구 급증…경제침체 속 '나홀로 활황'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 수혜…신흥 경제 거점 부상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코로나19 확산과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의 경제 거점 도시들이 충격을 받은 것과 달리 '서부 대개발' 수혜 도시인 쓰촨성 청두는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증권시보 등 현지 매체가 20일 보도했다.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70대 주요 도시 집값 통계에 따르면 청두의 신규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고, 기존 주택 가격 상승률은 9.2%에 달해 중국 내 1위에 올랐다.
이로써 청두의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은 14개월 연속 전월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과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70대 도시 평균 집값이 17개월 연속 하락하다 2월에야 전월보다 0.3% 오른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4대 1선(一線) 도시의 2월 신규 주택과 기존 주택 가격이 전달보다 각각 0.2%, 0.7% 오른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청두의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부동산 거래도 활발해 2월 청두의 기존 주택 거래는 1만9천100채로, 전년 동기 대비 160% 급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베이징, 선전, 광저우를 훨씬 웃돈 실적이다.
지난해 청두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보다 2.8% 성장하며 중국에서 7번째로 2조위안(약 379조원)을 돌파했다.
청두의 1인당 가처분 소득은 4만7천948위안(약 910만원)으로, 전국 평균 1만798위안(약 205만원)의 4.4배에 달한다.
지난 10년간 인구 증가세도 두드러졌다.
작년 중국 인구가 60여년 만에 감소한 가운데 4대 도시 역시 인구가 수년째 정체하고 있으나 청두의 상주인구는 2011년 1천457만5천명에서 2021년 2천119만2천만명으로 10년 만에 51% 급증했다.
이 기간 청두의 인구 증가는 1선 도시 인구 증가 폭을 압도하며 중국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청두 상주인구는 2천40만9천명을 기록, 중국에서 4번째로 '인구 2천만명 클럽' 도시에 가입하기도 했다.
상주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생산활동이 가능한 14∼45세 청·장년층이라는 점도 인구 노령화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중국의 다른 도시들과는 대조를 이루는 특징이다.
2021년 청두 유입 인구 가운데 석사 이상 고학력자가 4.2%에 달해 전국 4위에 오르는 등 우수 인력 유입도 활발하다.
작년 말 기준 청두의 하이테크 기업은 1만1천400개에 달해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청두가 중국의 양대 경제 거점이었던 동부 연안의 창장(長江·양쯔강)삼각주와 주장(珠江)삼각주의 도시들을 제치고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는 것은 중국의 서부 대개발 프로젝트의 수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동부와 남방에 비해 낙후한 서부 진흥과 균형 발전을 위해 장쩌민 전 주석 시절인 1999년 서부 대개발 전략 구상을 발표했고, 후진타오 전 주석 집권 이후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과 생산기지 건설에 나섰으며 글로벌 기업들도 투자에 가세했다.
시진핑 주석이 2018년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제창한 이후 내수 진작의 방책으로 '서부로 가자'는 구호를 내걸고 고속철도와 공항, 댐 등 인프라 건설 확대, 지하자원 개발, 혁신기업 육성 등 대대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부 대개발의 거점인 청두는 상하이나 선전 등을 제치고 가장 주목받는 신흥 경제 거점으로 떠올랐다.
게다가 삼국지에 등장하는 유비와 제갈량 관련 유적지와 경관이 빼어난 관광지가 많고, 판다 사육기지가 있어 코로나19 발생 이전 한 해 관광객 5천700여만 명, 관광 수입이 980억위안(18조6천억원)에 달하는 것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