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中 반도체 설계회사 룽손 "7나노 미래 첨단공정 평가중"
홍콩매체 "중국 반도체업계, 외국 의존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워"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된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 룽손테크놀로지(이하 룽손·중국명 룽신<龍芯>)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첨단 반도체 공정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번주 룽손은 상하이증시 공식 질의 플랫폼을 통해 미국 제재의 영향과 현재 제품 개발에 관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쇄도하자 이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룽손을 비롯해 27개 중국 기업을 무역 제재 대상인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린 지 일주일 만에 나온 반응이다.
룽손은 "미래 반도체의 제조를 위해 여러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에서 7나노 공정을 평가하고 있다"면서 "최근의 제재는 어떠한 주요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룽손이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힌 첨단 반도체에는 엔비디아가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것과 같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인텔과 AMD가 장악하고 있는 중앙처리장치(CPU)가 포함됐다.
미국의 제재에도 첨단 반도체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군에 인공지능(AI)용 GPU 반도체가 사용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대중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GPU 반도체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엔비디아의 GPU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90% 이상이다.
룽손은 개인용 컴퓨터나 서버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주로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로, 생산은 파운드리에 의뢰해왔다.
2001년 중국 과학기술 연구의 정점인 중국과학원 산하 반도체 연구팀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2010년 반도체 연구 및 개발을 상용화하기 위해 별도의 기관으로 분사됐다.
미국 기술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이 회사의 설립 목적으로, 2020년 말 자체 생산한 CPU '3A5000'을 출시했다.
미국이 룽손에 가한 제재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가한 것보다는 덜 광범위하지만, 미국 기술이 제조 공정에 사용되고 있다면 룽손의 파운드리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현재 중국은 성숙 공정 반도체만을 생산할 수 있으며 14나노 반도체도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만이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SMIC가 7나노 첨단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SMIC는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화웨이는 7나노 반도체 기술 개발설을 부인했다.
SMIC와 화웨이 모두 미국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다.
중국은 최근 끝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반도체 굴기를 위해 기구 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반도체 업계 관계자들은 첨단 장비와 소재를 중심으로 외국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가 단기간에 줄어들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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