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英 반환' 문화재 공개…훈센 "도난 유물 돌려달라"
골동품 거래상 가문서 왕관·목걸이·팔찌 등 77점 반환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캄보디아가 최근 영국에서 반환된 크메르 제국 시절의 문화재 수십점을 공개하면서 해외 박물관 등을 상대로 나머지 도난 유물도 돌려달라고 촉구했다.
18일 AFP통신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수도 프놈펜의 평화궁에서 열린 전시 행사에 참석해 "한 나라의 유산은 반드시 해당 국가에 있어야 한다"면서 "해외 박물관과 수집가들이 도난당한 유물을 자발적으로 반환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지난달 17일 영국의 골동품 거래상인 고(故) 더글러스 래치포드 가문으로부터 왕관, 목걸이, 팔찌 등 크메르 제국 시절의 보물 77점을 돌려받았다.
래치포드 가문은 2021년에도 돌과 청동 조형물 5점을 캄보디아에 반환했다.
래치포드는 미술품 암거래와 관련해 재판을 기다리던 중 2020년 타계했다.
이후 유족들은 크메르 제국 시절에 제작된 문화재를 반환하기로 캄보디아 정부와 합의했다.
이날 행사에는 래치포드 가문이 돌려준 보물 외에 미국에서 반환된 10세기경 제작 조각상 2점도 선보였다.
캄보디아는 작년에 제작된 지 1천 년이 넘는 불상과 힌두 신상 등 약탈당한 30점의 문화재를 미국에서 돌려받았다.
이와 관련, 캄보디아 주재 영국 대사인 도미닉 윌리엄스는 트위터에서 "도난 유물을 애초에 만들어진 곳에서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크메르 제국은 9∼15세기에 캄보디아를 통치하면서 인도차이나 반도의 패권 세력으로 부상했다.
당시 문화적으로 가치가 큰 많은 조형물이 제작되거나 여러 유적이 들어서면서 인도차이나 문화예술이 전성기를 구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캄보디아에서는 1970년대 내전 기간에 수많은 문화재가 대거 약탈당하거나 태국과 홍콩의 거래상을 통해 유럽과 미국의 부호·박물관 등에 마구 팔려나갔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는 도난당한 문화재를 돌려받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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