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놓고 대립하는 바이든·매카시 "아일랜드계끼리 잘해보자"
매카시 "입장 달라도 국익 우선"…바이든 "합의 못할 이유 없어"
아일랜드 총리, '성 패트릭의 날' 행사서 바이든에 토끼풀 전달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부채 한도 상향과 사회보장제도 문제 등을 두고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아일랜드계 미국인이라는 공통 분모를 바탕으로 모처럼 화합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찾은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를 의회로 초청해 '아일랜드의 친구들 코커스' 소속 의원들과 '성 패트릭의 날' 오찬을 했다.
매카시 의장은 축사에서 이 오찬을 1980년대 공화당 소속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민주당 토머스(팁) 오닐 하원의장이 시작했다면서 두 정치인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아일랜드 혈통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으며 협력했다고 소개했다.
매카시 의장은 "가장 어려운 현안들, 심지어 사회보장제도를 다룰 때도 둘은 아일랜드계라는 관계를 활용해 국익을 우선하는 방안을 찾았다"며 "둘은 빵을 나누고 기네스를 마시며 자기 신념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결국 미국은 그 덕분에 강해졌다. 40년이 지나 우리가 이 자리에 다시 모였다는 게 특별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께 같은 아일랜드계로 말씀드린다. 난 매일 레이건 대통령과 오닐 의장을 본받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우리 입장이 반대일 수 있지만 미국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목적은 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연설한 바이든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미국 정치와 정당이 분열됐다면서 "하지만 난 매카시 의장에 동의한다. 우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다.
그는 "우리 양당의 극단주의 세력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며 "우정과 파트너십의 힘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가 세부 내용에서 생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함께하면 미국이 하지 못할 일은 없다는 평소 지론을 강조했다.
이날 저녁 백악관은 그동안 코로나19 때문에 중단했던 '성 패트릭의 날'(3월 17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아일랜드의 수호성인 성 패트릭을 기리는 리셉션에서 바라드카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아일랜드의 상징인 토끼풀(shamrock)을 전달했다.
앞서 오전에 바이든 대통령은 바라드카 총리와 회담에서 양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아일랜드가 우크라이나 피난민 8만명을 수용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또 양 정상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 뒤에도 EU 단일시장에 남기로 한 북아일랜드와 영국 간 교역 관계를 설정한 영국과 EU 간 윈저 프레임워크를 환영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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